국제전자제품박람회서 TV·디스플레이 맞대결 예고
삼성전자
146형 자발광 ‘더 월’ 공개
QLED와 투 트랙 전략 박차
말로 에어컨·오디오 조절
차량용 디지털 콕핏도 내놔
LG전자
OLED 246장 이어 붙여
16m 길이 가상협곡 선봬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 상대
자율주행차 부품 등도 전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CES의 꽃’이라 불리는 TV·디스플레이를 두고 맞붙었다. 삼성전자는 기존 QLED보다 크고 선명해진 새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LG전자는 더 유연해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CES 개막을 이틀 앞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46형 마이크로 LED TV ‘더 월’을 공개했다. 마이크로 LED는 한 변의 길이가 100마이크로미터(㎛)인 초소형 소자(다이오드) 수천만개에 전기를 보내 스스로 빛을 내도록 만든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소자마다 다른 색깔을 내 화질이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시야각 문제도 해결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마이크로 LED TV를 상용화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번 마이크로 LED 공개로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자발광 디스플레이 전쟁도 불붙을 전망이다. LG전자의 OLED와 달리 삼성전자 QLED의 소자는 자발광하지 못하는 LCD 기술의 일종이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로 LED는) 롯데시네마의 극장 화질을 그대로 옮겨온 셈”이라며 “앞으로 삼성전자는 QLED와 마이크로 LED ‘투 트랙’ 전략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반면 LG전자는 유연성 등 OLED의 기존 장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LG전자는 곡면 OLED 246장을 이어 만든 길이 16m, 높이 6m 크기의 가상 협곡을 CES 전시장 입구에 설치했다. 화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폭포 ‘이구아수 폭포’ 등 자연 경관이 펼쳐진다. 휠 수 있고 화면 테두리가 얇은 OLED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조형물이다.
아울러 LG전자는 화질이 더 선명해진 ‘올레드 TV’를 공개했다. LG전자는 “올해 출시하는 올레드 TV 시리즈에 화질 개선 칩 ‘알파9’이 장착돼 기존 제품보다 현실감 있는 영상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소리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인수한 미국 오디오 업체 하만의 프리미엄 스피커를 탑재한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처음 선보였다. LG전자는 영국 오디오 업체 메리디안과 함께 개발한 스피커와 사운드 바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부문에서도 부딪친다. 삼성전자는 AI 플랫폼 ‘빅스비’를 탑재해 말로 에어컨이나 오디오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든 ‘디지털 콕핏(차량 앞좌석 모형물)’을 전시한다. LG전자는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를 상대로 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카메라 등 자율주행차 부품을 선보인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더 커진 마이크로 LED vs 더 유연해진 OLED
입력 2018-01-0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