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참사 ‘2층 구조 요청 은폐’ 수사 촉구

입력 2018-01-08 21:58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건 유가족대책위원회가 8일 오후 충북경찰청 수사본부에 수사 촉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유족대책위 제공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참사의 유가족대책위원회(대표 류건덕)는 화재 당시 충북소방본부 상황실의 2층 인명구조 요청 사실 은폐 여부를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8일 오후 추가 수사 촉구서를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전달했다. 대책위는 촉구서에서 “지난 6일 4차 브리핑에서 제천소방서장 등 현장지휘관 3명은 2층에 많은 구조자가 있다는 상황실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며 “하지만 소방청 합동조사단장은 오후 4시4분과 6분 충북상황실에서 화재조사관에게 업무용 휴대전화로 2층 다수의 요구자 존재 사실을 알렸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어 “출동했던 구조팀장도 2층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초 출동 당시 2층 비상구를 확인했음에도 적극적인 인명 구조를 시도하지 않은 점도 추가 수사해 달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현장지휘관들이 초기 대응 미흡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집중 수사를 요청했다.

대책위는 또 “유가족들은 수사에 관여하거나 영향을 미칠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 “29명이나 되는 많은 인명이 희생된 것을 개탄하며 그 책임자가 명백히 가려져 고인들과 유가족들이 의혹을 갖지 않게 조치해 달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아울러 소방합동조사단에 현장 무전교신 녹취록,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내용, 사건 폐쇄회로(CCTV) 등과 지금까지 조사한 자료 전체를 전달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지난달 23일 제천체육관에 마련돼 24시간 운영돼온 합동분향소 운영 시간은 지난 7일부터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단축됐다. 합동분향소 운영시간 조정은 희생자 유가족의 용인에 따른 것이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이곳을 지키는 자원봉사자와 시청 직원 등 관계자들의 피로가 쌓인 점을 고려해 운영시간 조정에 동의했다.

시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합동분향소를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합동분향소에는 지금까지 1만여명의 추모객이 방문했다.

제천=홍성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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