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입국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최태원 SK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을 잇달아 만났다. 칼둔 청장은 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임종석 비서실장과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선 한·UAE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칼둔 청장은 이날 저녁 최태원 SK 회장 초청으로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만찬을 했다. 칼둔 청장과 최 회장은 오래 전부터 친분을 유지해온 사이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회동은 특히 임 실장이 지난달 UAE 방문 전 최 회장과 독대한 사실과 맞물려 주목 받았다.
두 사람은 UAE와 SK의 에너지 협력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SK에너지는 UAE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있고, SK건설은 현지 루와이스 정유공장 원유정제 설비 공사를 진행 중이다. SK건설은 두바이시가 올해 발주 예정인 하수터널망 공사에도 관심이 있다.
칼둔 청장은 앞서 허용수 GS EPS 사장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오찬한 뒤 GS타워를 찾아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면담했다. 방한 첫날 점심·저녁 식사를 모두 재계 고위인사와 함께한 것이다. GS그룹 계열사인 GS에너지는 UAE 아부다비 육상 생산광구에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수입하는 원유의 약 30%를 UAE에서 들여오고 있다.
칼둔 청장은 오후 3시에는 국회를 찾아 정세균 의장을 예방했다. 정 의장과 칼둔 청장의 면담은 35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정 의장이 아크부대의 UAE 주둔을 국회가 지원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고, UAE 측은 어떤 경우에도 양국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양국 간 군사협력협정 등 최근 불거진 의혹과 관련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오전 9시30분 전용기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칼둔 청장은 9일 오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나 원전 정책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눈길을 끄는 점은 칼둔 청장의 청와대 예방이다. 문 대통령과의 면담, 임 실장과의 회동이 이뤄지면 양국 간 협력 관계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키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방문에선 문 대통령을 UAE로 정식 초청하고 싶다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바라카 원전 준공시점에 맞춰 문 대통령의 UAE 방문이 본격 추진될 가능성도 높다.
윤성민 권기석 기자 woody@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칼둔, 9일 文 대통령 예방·任 실장 면담… ‘UAE의혹 해소’ 주목
입력 2018-01-08 18:49 수정 2018-01-08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