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화무드 지속 위해 보수·진보 떠나 기도를”

입력 2018-01-09 00:00
고형원 부흥한국 대표(왼쪽 두 번째)가 8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제11회 통일비전캠프’ 기자간담회에서 행사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한국교회가 시대적 요청인 남북 화합에 앞장서서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랍니다.”(윤은주 뉴코리아 대표)

8일 서울 용산구 청파로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제11회 통일비전캠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주관단체 관계자들은 최근 남북 해빙무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남북관계 개선의 결정적 시기로 꼽히는 지금, 한국교회가 평화의 길을 여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통일비전캠프는 교회·통일선교단체 사역자와 대학 및 연구소의 북한 전문가들이 모여 복음통일을 논하는 자리다. 부흥한국,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등 교계 통일·캠퍼스 선교단체 6곳이 공동 주관한다. 2008년부터 매년 열렸으며 올해는 오는 16일부터 3박4일간 서울 은평구 한국기독교수양관 팀비전센터에서 열린다. 한국 예수전도단 창립자인 오대원 목사와 허문영 평화한국 대표,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부문대표 등이 주 강사로 나선다. 북한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이 북한 현황을 전한다.

고형원 부흥한국 대표는 이번 캠프 주제를 ‘평화의 땅, 통일코리아’로 정한 배경을 소개했다. 고 대표는 “지난해 가을,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여느 때보다 높아 하나님의 평화를 선포하고자 정한 주제였는데 얼마 전 상황이 바뀌었다”며 “지금이 바로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 담긴 ‘카이로스’라고 본다. 계속 대화 모멘텀이 이어지도록 한국교회가 한뜻으로 모여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은주 뉴코리아 대표도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에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나님께서 극적으로 평화의 시기를 여는 것 같아 이번 캠프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주관단체들이 캠프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둔 것은 ‘복음으로 통합’이다. 통일에 관심을 갖는 교회나 교계 단체는 많지만, 통일을 대하는 시각이 달라 연합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했다. 윤 대표는 “캠프를 준비하며 배운 건 좌파 우파, 보수 진보를 극복하고 한국교회가 복음으로 연합하는 게 참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복음으로 하나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캠프에서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북한이탈주민인 박예영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도 통일선교운동에 있어 특정 이념에 경도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교회가 통일에 있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으려면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말씀하는 바가 무엇인지 집중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념으로 분열돼 오히려 민족 화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