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합동조사단 브리핑
“화재조사관이 지휘대장에
2층 다수 존재 사실 보고
구조대는 지하실부터 구조”
“은폐 의혹 비공개 18분 교신
상태 불량해 녹취록서 뺀 것”
충북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사고 당시 현장에서 소방대원끼리 사용하는 아날로그식 무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 초기 충북소방상황실에서는 “2층에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현장 지휘조사팀장에게 전달했지만 구조대원들에게 이 내용이 전달되지 않아 구조대가 지하 쪽으로 먼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천 화재 참사 소방합동조사단은 6일 오후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유족대책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후 4시4분과 6분 충북상황실에서 제천화재조사관에게 공용휴대폰으로 2층 다수 요구조자 존재 사실을 알렸고, 화재조사관이 이 사실을 지휘조사팀장에게 현장 보고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오후 4시8분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2층보다 지하실 등으로 향했다. 2층 요구조자에 대한 정보 전달이 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층 진입은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힌 후인 오후 4시38분쯤 소방서장 지시로 뒤늦게 이뤄졌다.
변수남 조사단장은 “현장에 무선망이 무너져 정보가 소방대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며 “무선망 관리가 제대로 안 되다 보니 통신상태가 불안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북소방의 무선망 통신유지관리비가 강원도의 71% 수준에 불과하고 인원, 장비, 예산도 전국 평균 이하”라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또 그동안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샀던 18분간의 무선 교신은 상태가 불량해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오후 4시2∼19분 사이 9개의 음성파일이 존재하지만 상태가 불량해 녹취록에는 기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지난달 25일부터 6일까지 제천 화재 참사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조사를 벌였다. 조사단은 11일쯤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한편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유족대책본부 앞 브리핑에서 “당시 2층에 요구조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소방력이 부족했고 2층 진입이 어려웠다”며 “최선을 다했지만 참사를 막지 못해 유족과 제천시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제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제천 화재 지휘대장 ‘2층에 사람’ 신고 받았지만 전달 안돼
입력 2018-01-07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