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연초부터 신차를 쏟아낸다. 수입 브랜드도 신차 대전에 가세한다. 올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부터 친환경차까지 최대 80여종의 신차가 첫 선을 보인다. 내수 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182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소비자 선택의 폭은 넓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직접 신년사에서 ‘신차’를 강조했다. 올해 총 12종을 출시하기로 계획돼 있어 거의 매달 신차가 나오는 셈이다.
신호탄은 7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오는 해치백 벨로스터다. 현대차는 이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모터쇼에서 신형 벨로스터를 최초로 공개한다. 신형 벨로스터의 외관 디자인은 1세대 벨로스터의 기본 DNA를 유지하면서도 쿠페 느낌을 강조했다.
라인업은 카파 1.4 가솔린 터보와 감마 1.6 가솔린 터보 엔진 등 2개로 구성된다. 변속기로는 7단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이 탑재되지만 1.6 터보 모델은 마니아층 소비자를 위해 수동기어도 선택사양으로 제공한다.
현대차는 또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선보이고 상반기 안에 중형 SUV 강자인 4세대 싼타페를 내놓을 예정이다. 신형 싼타페는 2.0ℓ 가솔린과 2.2ℓ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 연비와 주행 성능을 모두 개선할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소형 SUV 코나의 전기차 모델도 출격하며 친환경차 라인업을 보강한다.
지난해 소렌토 등 SUV 판매에 집중했던 기아차는 올 상반기 K3와 K9의 후속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며 K시리즈 판매 확대에 나선다. 친환경차로는 니로 전기차 모델의 하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
올해 신차 출시 첫 테이프를 끊은 쌍용자동차는 지난 3일 ‘코란도 브랜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신형 코란도 투리스모를 공개했다. 디자인을 다듬고 안전·편의사양을 보강한 연식변경 모델로,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디자인이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도록 바뀐 게 특징이다. 9일에는 쌍용차의 프리미엄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가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렉스턴 스포츠는 대형 SUV G4 렉스턴을 기반으로 제작돼 실내외 디자인이 유사하고 초고장력 4중 구조의 쿼드 프레임이 적용됐다.
한국GM은 끊이지 않는 ‘한국 철수설’을 잠재우기 위한 비장의 무기로 중형 SUV 에퀴녹스를 상반기 중 수입해 판매한다. 에퀴녹스는 미국 시장에서 연간 20만대 이상, 누적 250만대가 팔린 인기 차종이다.
에퀴녹스는 특히 동급 국산 중형 SUV 대비 넓은 2725㎜의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넉넉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2만4575∼3만1635달러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한국에서 어떤 가격으로 판매될지에 따라 SUV 시장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르노삼성은 물량 확보 문제로 출시가 지연됐던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2분기에 내놓는다. 클리오 역시 전 세계 1300만대 이상 팔리면서 소형차의 ‘교과서’로 통한다. 정교한 차체 밸런스와 뛰어난 실용성으로 정평이 나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은 모델이다.
수입차 중에서는 BMW의 물량 공세가 거세다. BMW 코리아는 올해 신모델과 풀체인지 모델을 대거 포함해 총 14종(미니 브랜드 포함)의 신차를 쏟아낸다. 먼저 1분기에 소형 SUV 뉴 X2를 첫 출시하고 고성능 신형 M5를 선보인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전기차 뉴 i3(1분기)와 풀체인지된 미니 JCW(상반기)도 공개한다. BMW는 뉴 X2에 이어 하반기에 풀체인지 모델인 뉴 X4, 뉴 X5를 출시해 SUV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현재까지 6종의 신차를 출시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달에는 E 클래스의 최고성능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 AMG E63 S 4MATIC을 출시한다. 이어 1분기 E클래스의 소프트톱 모델인 카브리올레를 시작으로 풀체인지를 거친 4도어 쿠페 더 뉴 CLS와 더 뉴 C 클래스 부분변경 모델을 잇달아 출시한다. 더 뉴 CLS는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그릴과 낮게 위치한 헤드램프 등으로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직렬 6기통과 4기통의 새로운 디젤 및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본격적인 판매 재개가 예상되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주력 모델의 출시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아우디는 A4와 A6, 대형 SUV Q7을 앞세워 판매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아테온과 티구안, 파사트 GT 등 신차 3종을 준비 중이다. 티구안은 2015∼2016년 2년 연속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카였던 만큼 이번에 나올 풀체인지 모델이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전망이다. 이밖에 포드 익스플로러(상반기), 재규어 E-페이스·I-페이스, 볼보 XC40(2분기), 테슬라 모델X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올해 80여종 ‘신차 대전’… 어떤 차 살까
입력 2018-01-09 05:00 수정 2018-01-15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