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객 낭보와 함께 힘차게 출발한 2018 극장가. 올해도 어김없이 쟁쟁한 기대작들이 포진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흥행 감독들이 잇달아 신작을 내놓는다. 장르적으로 범죄물과 역사물 위주의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습도 만만찮다.
먼저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1년 반 만에 차기작 ‘염력’으로 돌아온다. 이달 말 개봉을 확정지은 영화는 평범한 가장(류승룡)이 위험에 처한 딸(심은경)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놀라게 할 염력을 발휘하는 내용이다. 초능력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부성애로 풀어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녹였다.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은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와 손을 잡고 ‘마약왕’을 선보인다. 1970년대 대한민국을 뒤흔든 마약사건의 배후 이두삼(송강호)과 그를 돕고 쫓고 함께했던 사람들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믿고 보는’ 송강호를 비롯한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감이 쏠린다.
새해 첫 1000만 관객 돌파의 주인공인 김용화 감독의 ‘신과함께’는 올여름 개봉하는 후속편으로 열기를 이어간다. ‘인과 연’이라는 부제를 단 2편은 성주신(마동석)이 지키는 집에 사는 고물 줍는 할아버지와 손주가 저승 삼차사(하정우 주지훈 김향기)를 만나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다룬다.
추창민 감독이 ‘광해, 왕이 된 남자’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7년의 밤’은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우발적 살인사건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하려는 남자(장동건)의 사연을 펼쳐나간다.
최근 몇 년간 ‘사도’ ‘동주’ ‘박열’ 등 역사성 짙은 작품들로 연달아 호평을 받은 이준익 감독은 소박하고 따뜻한 신작 ‘변산’을 준비했다. 무명 래퍼(박정민)가 고향 변산으로 돌아가 초등학교 동창(김고은)을 만나 마음을 나누고 화해에 이르는 이야기다.
김지운 감독은 SF 액션물에 도전했다. 강동원 정우성 한효주 김무열 한예리 등이 의기투합한 ‘인랑’.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반(反)통일 무장테러 단체와 이에 맞서는 특수 경찰조직, 그리고 통일정책에 반대하는 국가 권력기관 사이의 암투와 격돌을 그린다.
이창동 감독은 ‘버닝’으로 상반기 복귀를 예고했다.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 ‘시’ 이후 무려 8년 만의 신작. 영화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 온 세 젊은이(유아인·전종서·스티븐 연)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따라간다.
흥행 타율 높은 배우들도 저마다의 야심작을 들고 스크린을 찾는다. 강동원이 이끄는 설 개봉작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와 김윤석 주지훈 주연의 ‘암수살인’(김태균)은 암살 누명을 쓴 남자의 이야기, 형사와 살인범의 심리 대결을 각각 다룬 범죄물들이다.
하정우 이선균이 의기투합한 ‘PMC’(김병우)와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함께한 ‘공작’(윤종빈)은 남북 분단 상황을 소재로 삼았다. ‘PMC’는 판문점 지하 벙커 회담장에서 펼치는 전투액션물, ‘공작’은 1990년대 북핵을 둘러싼 남북간 첩보극이다.
조인성 남주혁 주연의 ‘안시성’(김광식), 현빈 장동건의 ‘창궐’(김성훈) 등 화려한 액션으로 중무장한 대형 사극들도 기대를 모은다. 특히 고(故) 김주혁의 유작 두 편 ‘흥부’(조근현)와 ‘독전’(이해영)이 관객을 만난다.
전반적으로 남자배우 중심의 영화 일색인 가운데 김희애와 김해숙이 주연한 ‘허스토리’(민규동)가 눈길을 끈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유일하게 승소한 관부 재판 실화를 다룬 작품으로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외화 라인업 또한 알차게 꾸려졌다. 올해도 할리우드 프랜차이즈들의 공세가 매섭게 이어진다. 국내 영화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마블 스튜디오는 2월 ‘블랙팬서’, 5월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 6월 ‘앤트맨과 와스프’를 차례로 공개한다. DC에서는 ‘아쿠아맨’이 출격한다.
후속편으로 돌아온 인기 시리즈물들도 팬들을 설레게 한다. ‘미션 임파서블6’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엑스맨: 다크 피닉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범블비’(‘트랜스포머’의 스핀오프 시리즈) 등이 올해 개봉 예정이다.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가상현실 세계를 다룬 ‘레디 플레이어 원’으로 컴백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미리보는 2018 영화] ‘염력’부터 ‘마약왕’ ‘어벤져스’까지
입력 2018-01-08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