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트렌드] 일본판 3포 세대 ‘헤이세이 점프’

입력 2018-01-06 05:04

현 일왕 재임 30년3개월 동안
결혼 못하는 청년들의 유행어


퇴임이 확정된 아키히토(84·사진) 일왕과 관련해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웃픈(우스우면서도 슬픈)’ 유행어가 번지고 있다. 라이브도어뉴스 등 인터넷매체는 아키히토 일왕의 재위기간 동안 결혼을 하지 못한 30세 이상 청년들이 자신들을 일왕의 연호 ‘헤이세이(平成)’를 본떠 ‘헤이세이 점프(jump)’라고 부르며 자조하고 있다고 4일 전했다. 일본 청년층의 결혼기피 현상을 보여주는 신조어다.

아키히토 일왕은 1989년 1월 도쿄에서 부왕 히로히토의 뒤를 이어 즉위했다. 퇴임 예정일인 내년 4월까지 재위 기간은 약 30년3개월이다. ‘헤이세이 점프’란 이 기간을 결혼을 못한 채 점프, 즉 건너뛰었다는 의미다. 89년 이전에 태어나 현재 만 29세 이상인 사람이 히로히토 일왕이 퇴임하는 내년 4월까지 결혼하지 못하면 여기에 해당되는 셈이다. 일본 청년들은 트위터 등 SNS에서 ‘헤이(hey)! 세이(say)! 점프!’라는 동명의 남성 아이돌그룹을 함께 거론하며 화젯거리로 삼고 있다.

일본 청년들의 결혼기피 현상은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50세가 되도록 결혼 경험이 없는 인구의 비율은 남성이 23.37%, 여성이 14.06%에 이른다. 국내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서울 주민의 초혼연령은 남성이 평균 만 33.20세, 여성이 31.01세로 남성의 경우 20년 연속, 여성은 26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조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