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反통합파도 ‘딴 살림 차리기’ 본격 착수

입력 2018-01-05 19:09 수정 2018-01-05 21:43
박지원 의원(왼쪽) 등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 소속 의원들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혁신당 창당과 통합 전당대회 저지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김경진 의원, 독자 개혁신당
창당준비기획단 단장 맡아
김경진 의원, 독자 개혁신당
창당준비기획단 단장 맡아

일단 통합 무산에 힘 집중
“박지원 등 동참 의원 18명”
이용주 “나는 명단서 빼라”

찬성파, 내주 통합 실무 작업
안철수 “비례대표 출당 안해”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독자적인 신당 창당 절차에 착수했다. 다만 통합 반대파는 신당 창당 전에 통합을 무산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대표를 정점으로 한 통합 찬성파는 다음 주부터 실무자 중심의 통합준비팀을 운영하며 본격적인 통합 절차에 들어간다.

통합 반대파 국민의당 의원 모임인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정례 회의를 열고 ‘개혁신당’ 창당준비기획단 구성을 논의했다. 통합추진협의체가 출범하는 등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통합 반대파도 독자적인 신당 창당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단장은 김경진 의원이 맡기로 했다.

장정숙 의원은 회의에 앞서 “개혁신당 동참 의원 수는 18명”이라고 명단을 발표했다. 김·장 의원을 비롯해 정동영 박준영 최경환 박주현 장병완 박지원 김광수 이용주 정인화 조배숙 천정배 유성엽 박주선 윤영일 김종회 이상돈 의원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아직 신당 창당에 힘이 실리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회의에는 지방 일정 등의 이유로 의원 9명만 참석했다. 이용주 의원 측은 신당 창당 찬성 의원 18명 명단이 공개된 뒤 “통합에는 반대하지만 신당 창당에는 유보적인 입장”이라고 밝히며 명단 제외를 요청했다.

운동본부 측은 신당 창당과 통합 무산을 투트랙으로 진행한다는 전략이지만 전당대회 무산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경환 의원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반드시 (통합을 의결할) 전당대회를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국민의당 전당대회 의결 시 온라인 투표 시스템 ‘K-보팅’을 사용할 수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점도 통합 반대파에 긍정적인 환경으로 평가된다. 통합파는 반대파의 전당대회 저지를 우려해 K-보팅을 이용한 전당대회를 추진해 왔다.

통합 찬성파는 다음주부터 실무적인 통합 절차에 들어간다. 이언주 의원은 “다음주 월요일(8일)부터 창당준비위원회 전 단계로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실무자 중심의 태스크포스(TF) 2∼3개가 운영될 것”이라며 “통합신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 등을 브레인스토밍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기존 입장대로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통합 반대파 비례대표 의원을 출당시켜주겠느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통합할 때 (반대파까지) 함께 가자는 입장”이라고 답을 대신했다. 이상돈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들이 반대파 신당에 의원 자격으로 합류하려면 자진탈당이 아닌 출당·제명 조치를 당해야 하는데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