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교회학교 학생들의 경우, ‘쉬운성경’이나 ‘어린이성경’을 통한 성경 이해가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중학생에 접어들면서부터 성도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개역개정’ 성경을 이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부산 영안교회(박정근 목사) 중등부(중학교 1∼3년) 학생 89명은 최근 특별한 조사에 참여했다. 교회 교육총괄 김재우 부목사가 진행한 ‘중학생의 성경 이해도에 관한 연구’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학술지인 ‘기독교교육논총’ 최근호에 소개된 이 연구는 학년당 세 그룹으로 나눠 ‘쉬운성경’ ‘어린이성경’ ‘개역개정 성경’을 주고 본문 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통계분석 프로그램인 SPSS를 통해 분석한 결과, 쉬운성경이 26.56점으로 이해도가 가장 높았고, 어린이성경(25.08) 개역개정 성경(17.54) 순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다. 하지만 김 목사가 주목한 부분은 쉬운성경이나 어린이성경이 한국교회 안에서 많이 읽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당수 교회는 교회학교에서도 한국교회 공인 성경인 개역개정 성경을 읽도록 권하는 분위기다.
앞서 김 목사는 서울과 부산 등의 초등학생 4∼6학년 300여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2014년 김 목사의 미국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교 기독교교육학 박사학위 논문에도 실렸다. 당시 조사 결과에서도 개역개정 성경에 대한 이해도는 쉬운성경이나 어린이성경보다 낮았다. 김 목사는 “충분하지 못한 인지 발달과 제한적 지식을 갖고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적절한 난이도의 성경을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 결과를 해석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1학년생들은 성경 번역본에 따른 이해도 차이가 뚜렷했다. 하지만 2·3학년의 경우,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 성도 다수가 개역개정 성경을 읽고 있으며, 이는 곧 공교회성을 지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이해도가 갖춰지는 중학교 2∼3학년 시기부터는 개역개정 성경을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김 목사가 이 같은 조사를 실시한 데는 이유가 있다. 교회와 점점 멀어지는 ‘다음세대’가 조금이라도 성경과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현재 영안교회 초·중학생들은 쉬운성경으로 매주 큐티를 하고 있으며, 성경 읽기는 개역개정 성경과 병행하고 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교회학교 어린이에겐 ‘쉬운성경’이 효과적
입력 2018-01-0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