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새 이사 추천 KBS 이달 중 정상화 될 듯

입력 2018-01-04 19:19 수정 2018-01-04 21:59

김상근 목사 추천으로
현 여권 對 구 여권 비율
6 대 5 구도로 역전 재편

한국당 “MBC 이어 KBS도
대통령 홍보방송 전락할 것”


방송통신위원회가 4일 KBS 보궐이사로 기독교계 원로인 김상근(79·사진) 목사를 추천했다. 김 목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최종 임명되면 KBS도 경영진 교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BS 파업도 이르면 이달 중순 막을 내릴 전망이다.

방통위는 과천정부청사에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구 여권이 추천한 강규형 이사 해임으로 공석이 된 KBS 이사 자리에 김 목사를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한국신학대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김 목사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총무를 역임한 교계 원로다. 언론바로세우기시청자연대회의 의장, 방송개혁위원회 위원,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사회 의장, CBS 부이사장 등을 맡아 시민사회와 언론계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현재 경기도교육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관례에 따라 이사 중 최고령자인 김 목사가 차기 이사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KBS가 정도(正道)를 걸어오지 못했다는 국민 여론이 강하다”며 “최종 임명되면 KBS가 공영방송의 위상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BS 이사는 방송법에 따라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새 이사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인 올해 8월 말까지다.

김 목사가 임명되면 11명으로 구성된 KBS 이사회는 현 여권 대 구 여권 이사 비율이 5대 6에서 6대 5 구도로 재편된다. 그렇게 되면 현 여권 이사들이 주축이 돼 이사회에 이인호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과 고대영 사장 해임안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는 의결 정족수 규정 없이 과반수 의결로 의사를 결정한다. 현 여권 이사가 이사회 재적 과반인 6명이기 때문에 관련 안건은 모두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현 경영진이 해임될 경우 KBS 총파업 사태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경영진이 물러나면 업무에 복귀한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이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 해임안도 의결했다.

자유한국당은 반발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MBC에 이어 KBS도 ‘문재인 대통령 홍보방송’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방통위가 방송 장악의 최대 조력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서울행정법원에 KBS 신임이사 임명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강주화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