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이주열 “환율, 과도한 쏠림 땐 공동대처 원칙”

입력 2018-01-04 18:51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조찬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金 부총리 취임후 4번째 회동
가계부채 연착륙 위한 공조
“최저임금 인상은 정책적 고려”

환율, 반등 하루 만에 다시 하락


정부의 경제·재정 정책을 총괄하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통화 당국 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가치의 급격한 강세에 우려를 표시했다. 두 사람은 “과도한 쏠림이 있으면 기재부와 한은이 적극 대처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시간45분 동안 조찬 회동을 했다. 지난해 6월 김 부총리 취임 이후 벌써 네 번째 식사 만남이다. 회동 후 이 총재는 1060원대까지 급락한(원화가치 상승) 원·달러 환율에 대해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매일 환율 동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환율에 대해선 일관된 입장”이라며 “시장 수급으로 결정되는 것은 존중하되 과도한 쏠림은 기재부와 한은이 대처한다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도 옆에서 “같은 의견”이라고 거들었다.

정부와 한은이 우려 표명과 함께 ‘원칙’을 언급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이날 2.3원 떨어진 1062.2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전날 6거래일 만에 반등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하락세(원화가치 강세)로 돌아섰다. 밤사이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2월 의사록이 환율을 끌어내렸다. 의사록을 보면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 폭·속도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또 두 수장은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재정과 통화 당국이 공조하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강화 방침을 기본으로 하면서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금융안정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힘든 분들에 대한 정책적 고려”라며 “그분들이 소비를 늘리면서 적극적 경제활동을 하게 돕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일부의 고용감소 우려에는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을 지원한다. 고용을 유지하는 정부대책을 이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지금이 구조개혁의 적기”라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