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명 중 3명 “北, 평창올림픽 참가 지지”

입력 2018-01-04 19:06 수정 2018-01-04 20:54

리얼미터, 성인 504명 설문조사

40·50대-광주 전라 호응 높아
새터민들 반응은 ‘시큰둥’


국민 4명 중 3명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지지하는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40대 이상 중년층, 여당 지지층에서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바라는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탈북 뒤 우리 사회에 정착한 새터민들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4일 TBS교통방송의 의뢰로 성인 50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7%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찬성한다”고 답했다. “제재와 압박이 선행돼야 할 사안이므로 반대한다”는 답변은 20.3%에 머물렀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기대하는 비중은 40대(86.6%)와 50대(82.9%)에서 높았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82.6%), 경기·인천(79.1%), 대전·충청·세종(77.3%) 순이었다.

정당 지지 성향으로 보면 정의당 지지층에서 100% 찬성 응답이 나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90.4%), 국민의당 지지층(69.5%), 바른정당 지지층(56.4%) 순으로 조사됐다.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유일하게 찬성(45.8%)보다 반대(49.5%) 의견이 높았다.

우리 정부는 그간 평화와 화합의 의미를 넘어 흥행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북한의 올림픽 참가 선언을 기다려 왔다. 하지만 새터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새터민 단체인 ‘NK지식인연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은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왔다”며 “평창올림픽에도 의도를 가지고 참가하려 하고 있다. 북한 선수단이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든 말든 관심이 없는 게 현재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에서 체제 찬양을 할 북한 선수들이 딱할 뿐이다. 평창에 가서 북한 선수들을 응원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통일을준비하는탈북자협회’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평창올림픽 경기를 보러 갈 계획”이라면서도 “북한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평창에 가는 것은 아니다. 북한 선수단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은 회원들의 반응은 차분한 편”이라고 말했다.

통일미래연대의 최현준 대표는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던 북한이 갑자기 유화정책을 들고 나왔다”며 북한의 저의를 의심했다. 이어 “물론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환영한다”면서도 “평창올림픽 참가는 남북의 평화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정치적인 ‘쇼’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에 북한 선수단 단체 응원 같은 것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탈북자동지회도 북한 선수단을 환영하는 행사나 응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원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