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거침없이 질주
단숨에 820선 고지 돌파
내수·바이오 업종 주도
경협주 오랜만에 콧노래
연내 940도 돌파 가능성
美 3차례 금리인상 변수
코스닥지수가 새해부터 질주하고 있다. 전날 800선을 10년여 만에 넘어섰고, 3일엔 820선도 돌파했다.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남북관계 해빙 분위기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내수 활성화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효과다. 금융투자업계에선 2002년 3월 기록했던 940선을 연내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일 코스닥지수는 1.21% 오른 822.31로 마감했다.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가 각각 2347억원, 606억원을 사들였다.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9.21% 올랐다. 최근 상승세는 셀트리온 등 시가총액 상위 제약·바이오주가 이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2일까지 기관과 외국인은 셀트리온, 신라젠, 메디포스트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성적도 좋았다. 이 기간 셀트리온(10.20%) 신라젠(21.45%) 메디포스트(33.92%)는 모두 올랐다.
업종별로 봐도 신라젠 등이 포함된 기타서비스 업종이 13.37%로 상승세가 가장 높았다. 제약(13.01%) 유통(12.02%) 등 경기 방어주의 흐름이 좋았다. 키움증권 홍춘욱 투자전략 팀장은 “코스닥의 바이오, 필수소비재 등 이른바 내수 경기 방어주들의 실적 전망들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이런 회복세는 내수업종 주가가 무너진 후 거의 2년 만”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도 긍정 요인이다. 이달 중 코스닥 종목 펀드에 투자하면 세제혜택을 주는 내용 등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다. 신규 투자자금이 이런 펀드에 유입될 경우 코스닥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 팀장은 “증시가 1년째 오르면서 휴면 계좌로 쉬고 있던 개인들이 다시 활동을 재개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가 강화되면 개인 투자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대외 환경도 좋다. 특히 북한이 문재인정부에 대화 의지를 표명한 후 코스닥시장에서 남북 경협주로 분류되는 재영솔루텍은 이날 상한가를 쳤다. 제룡전기(19.73%) 제룡산업(8.82%) 제이에스티나(5.12%) 등 경협주들도 줄줄이 올랐다. 대외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 전반에 대한 선호도 개선될 전망이다. ‘형님’격인 코스피지수도 외국인이 약 40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0.27% 오른 2486.35로 마감했다.
신한금융투자 노동길 연구원은 “코스닥이 이달 중 840선을 넘을 수 있고, 올해 말까지 시야를 넓히면 940선 도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스닥은 2002년 3월 22일 943을 기록했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현재 원화는 강세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초래될 경우 외국인의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 제약·바이오주 등 특정 종목 위주의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도 증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소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정책 기대·남북 해빙… 코스닥 무술년 하이킥
입력 2018-01-0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