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내신 출제·채점 부실… ‘4년간 출제오류 141건’ 학교도

입력 2018-01-03 18:34 수정 2018-01-03 21:42
픽사베이

서울시교육청 종합감사 결과

논술형 평가 2명 채점규정 무시
2년째 같은문제 출제한 학교도

서울의 일부 고등학교가 내신성적에 반영되는 학내 시험 문제를 오류·중복 출제하거나 채점을 부실하게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년간 출제오류가 141건 발생한 학교도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은평구 사립 A고에서 2014학년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출제된 중간·기말고사 문제 중 잘못된 문항이 141건에 이르렀다고 3일 밝혔다. A고는 정답을 바꾸거나 복수정답을 인정하는 등 정답을 정정하면서도 교과협의회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교장 결재만으로 처리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고교 학업성적관리지침 위반이다. 또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특별반을 신청하도록 유도하고 자율학습에 참여하도록 강요해 시교육청의 지적을 받았다.

시교육청이 공개한 종합감사 결과를 보면 B외고는 2016학년도 기말고사 때 일부 과목의 서술형·논술형 문제를 교사 1명이 혼자 채점하고 점수를 줬다. 시교육청 지침에 따르면 서술형·논술형 문제는 두 사람 이상의 채점자가 따로 점수를 매겨 평균을 낸 뒤 점수를 부여하는 게 원칙이다.

C외고에서도 2016학년도 정기고사 서술형·논술형 채점에 교사 2명이 참여한 것처럼 답안지 봉투에 서명돼 있었으나 사실은 1명만 채점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1학기 중간고사 러시아어회화 과목 문제 4개가 2015학년도와 같았다. 프랑스어 작문도 전년도에 나왔던 문항 10개가 그대로 출제됐다. 사고력 비판능력 등을 따로 고려해 출제해야 하는 심화영어작문 교과와 심화영어독해 교과과목의 경우에도 두 과목의 시험문제가 모두 같았다. 시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대해 사안별로 기관주의나 관련자 주의·경고 등의 처분을 내렸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