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오른팔 왕치산 다시 불러들이나

입력 2018-01-04 05:05

3월 양회 통한 복귀설 퍼져
국가 부주석으로 외교 보좌
리잔수 등 전진배치 전망도
지방인사 친위그룹 대거 발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69)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복귀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올해 3월 국가 부주석에 올라 시 주석의 외교업무를 보좌할 것이란 관측이다. ‘왕치산 부주석’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거론돼 왔지만 실제 그가 부주석에 임명되면 향후 권력구도에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단행된 지방정부 고위직 인사에서는 시 주석 친위그룹이 전진 배치됐다.

중국은 올해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국가 부주석과 전인대 부위원장, 정협 부주석 등 각 부처의 수장급을 선출한다. 올해 양회에서는 왕치산이 실제 부주석으로 복귀할지 여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3일 “왕치산이 양회에서 국가 부주석에 선출돼 외교업무를 보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왕치산이 국가 부주석이 되면 2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이 아닌 인물이 선임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국가 부주석은 한때 유명무실한 직위였으나 후진타오 전 주석과 시 주석이 잇따라 거쳐가면서 지도자 수업을 받는 자리로 격상됐다. 이후 리위안차오가 임명되면서 격이 낮아졌지만 왕치산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왕치산은 시 주석이 1969년 산시성에서 하방(下放·공산당 간부를 농촌이나 공장으로 보내 일하게 하는 것) 생활을 할 때 한 이불을 덮고 국가의 미래를 놓고 밤샘 토론을 벌였던 사이다. 부패척결을 기치로 내걸고 저우융캉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와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등 정적들을 제거해 시 주석의 1인 권력을 공고히 한 인물이다. 그래서 왕치산과 시 주석은 상하가 아니라 동지적 관계로 불린다.

실제 왕치산이 기율위 서기 퇴임 후에도 중국 최고지도부 7인 회의체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특권을 누리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연합조보는 또 상무위원 서열 3, 4위인 리잔수, 왕양이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정협 주석을 맡고 서열 7위인 한정은 상무 부총리를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 2일 지방 고위직 인사조정에서는 장궈칭(52) 충칭시장이 톈진시 부서기 겸 대리시장으로, 류궈중(55) 지린성장이 산시성 부서기로 이동했다. 징쥔하이(57) 베이징시 부서기는 지린성 부성장 겸 대리성장으로, 탕덩제(53)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은 푸젠성 부성장 겸 대리성장으로 보임됐다.

징쥔하이는 시 주석 본적지인 산시성에서 선전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시 주석 부친 시중쉰의 묘역 증축을 주도했다. 오랫동안 방위산업체에서 재직했던 장궈칭과 탕덩제는 시 주석의 기술관료 친위그룹이다. 장궈칭은 40대에 이미 중국병기공업그룹 책임자를 지내며 ‘방산 대표주자’로 각광을 받아왔다. 2013년 보시라이 사태 후 충칭에 소방수로 투입된 인물이다. 탕덩제는 상하이 부시장으로 근무할 당시 상하이시 서기를 지낸 시 주석과 인연을 맺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