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마침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다.
㈜효성은 3일 이사회를 열어 효성을 지주회사와 4개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인적분할 후 효성이 존속회사가 돼 투자 등을 담당한다. 사업회사는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4개사로 쪼개진다.
지주사인 효성은 자회사의 지분관리와 투자를 맡는다. 효성티앤씨는 섬유·무역, 효성중공업은 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는 산업자재, 효성화학은 화학 사업을 담당한다. 국내외 계열사 중 신설회사와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 주식은 신설회사가 승계하되 나머지는 효성에 귀속된다. 신설회사의 매출(2016년 별도 기준)을 보면 효성티앤씨가 3조1046억원으로 가장 많고 효성중공업(2조9936억원) 효성화학(1조3505억원) 효성첨단소재(9815억원) 순이다.
효성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효성T&C,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의 주력 4개사를 합병했다.
효성은 이번 조치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 역시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설회사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춰 기업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효성 관계자는 “부문별 전문성과 목적에 맞는 독립적인 의사결정체계를 확립해 경영 효율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은 지난해 9월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인적분할 및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공시를 통해 지주사 전환 방침을 공식화했다. 오너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이 있었던 데다 사업부문만 7개로 지주사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영향을 미쳤다.
지주회사 전환 시 조현준 회장 일가의 지주사 지분이 현재보다 높아져 지배체제가 더욱 공고해진다. 효성은 조 회장(14.2%)을 비롯해 조현상 사장(12.2%), 조석래 전 회장(10.1%)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효성은 4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여부를 결정한다. 가결 시 6월 1일자로 회사가 분할된다. 신설회사에 대한 신주상장 예정일은 7월 13일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효성, 드디어 지주사로 전환한다
입력 2018-01-03 18:47 수정 2018-01-03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