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올 예상 매출 확 낮춰
선박 엔진이 뿜는 유해물질
최대 99% 줄이는 장치 개발
삼성重 조직 67개로 축소하고
임원 72명서 50명으로 감축
조선업계가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올해 연초부터 기술 개발과 조직 감축으로 ‘일감 한파’에 대비하고 나섰다. 대표들의 신년사에서도 일감 부족에 대한 위기감이 짙게 드러났다.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3일 올해 예상 매출액을 7조9866억원으로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액 10조364억원에 비하면 2조원 이상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강환구 대표이사는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는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물량은 더욱 줄어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하고, 특히 해양사업은 몇 달 후면 일감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한 해 위기 ‘돌파구’를 친환경 기술 연구개발에서 찾는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선종의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추진선을 개발하고, 중대형 선박의 엔진 친환경 설비인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수주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선박용 엔진의 ‘배기가스 세정설비(Scrubber)’도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배기가스 세정설비는 선박 엔진의 배기가스를 물로 세척해 황산화물과 염산, 불산 등의 유해물질을 최대 99%까지 제거하는 친환경 장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매출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전체 조직 수(팀 단위 이상)를 89개에서 67개로 축소하고, 임원도 종전 72명에서 50명으로 줄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고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는 데 조직개편의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남준우 사장도 신년사에서 “올해는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해야 한다”며 “우리가 원하는 일감을 제때 확보하려면 기술 개발, 낭비 요소 및 비효율 제거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원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의 매출은 7조9000억원, 영업손실은 4900억원이다. 올해에는 매출 5조1000억원과 영업손실 2400억원이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도 구조조정 칼바람이 계속되고 있다. 2년여 전부터 시작된 조직개편으로 임원 수는 크게 줄어 현재 37명 수준이고 부서도 통폐합해 이전의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4일 발표되는 대표이사의 신년사는 어려운 상황에서 혁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조선업계는 실적 악화에 대비해 현금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현대중공업은 1조3000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각각 발표했다.
글=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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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1-04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