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참가 논의 어디까지
응원단 파견도 4차례
문체부 “北 협조만 있다면
상대적으로 풀기 수월한 문제”
한국 선수 출전권에 영향
단일팀 구성은 다소 민감
남북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북한이 과연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할지, 또 어떤 모습으로 참가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경기연맹(IF)은 “평창올림픽을 평화의 축제로 만들고 안전한 올림픽이라는 확신을 줄 것”이라며 북한의 참가 선언을 기다려 왔다. 앞으로의 대화 과정에서는 우선 대한민국과 북한 선수단의 동시 입장, 남북 공동 응원단 구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3일 “북한이 어느 정도 규모로 올림픽 선수단을 파견할 것인지 당국 간 회담으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다양한 주제를 제한 없이 논의하며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담에서는 남북 단일팀이나 선수단 공동 입장, 공동 응원단 구성 등 다양한 의제가 토론될 전망이다. 판문점 연락채널이 정상화된 만큼 문체부는 9일 이전에도 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고 본다. 앞서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통일부를 통해 북한에 “9일 만나 대화하자”고 제안했었다.
남북 선수단의 동시 입장이나 공동 응원은 여러 의제 가운데 현실화할 가능성이 큰 이벤트들로 꼽힌다. 남북 선수단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까지 9차례 동시 입장했다. 북한이 한국에 응원단을 파견한 전례도 4차례가 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북한의 협조 의사만 있다면 되는 부분이라서 상대적으로 풀기 수월한 문제”라고 했다.
다만 남북 단일팀 구성은 민감한 문제로 꼽힌다. 그간 올림픽 무대만을 바라보고 노력해온 한국 선수들이 출전권 피해를 본다는 비판적 시각이 만만찮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날 강원 평창군 올림픽 개폐회식장에서 신년 다짐 행사를 치른 뒤 “단일팀 구성을 예단하기에는 빠른 감이 있다”며 “우리 선수들이 탈락되거나 배제되지 않으면서 단일팀을 꾸리는 방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6월 남북 관계 회복 차원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추진했을 때 체육계의 시선은 곱지 못했다. 한국 선수의 엔트리를 보장한다는 방안까지 마련됐지만 현실적으로 경기에 뛸 선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반론이 컸다.
북한이 먼저 단일팀 형성을 제안할 수 있는 종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체육계 관계자는 “북한의 동계종목 선수층 자체가 얇고, 경쟁력이 있어야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도 단일팀 문제는 정부뿐 아니라 체육단체,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등과 긴밀히 협의해야 할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南·北 올림픽 동시 입장 지금껏 9차례… 성사 가능성 커
입력 2018-01-03 18:44 수정 2018-01-03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