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해 회담·교류·협력 공세 펼 것”… 신년사 분석

입력 2018-01-04 05:03
출처=조선중앙TV

“전략 도발은 당분간 자제
제재·한미공조 약화 겨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는 적극적인 대화 공세를 예고한 것이라고 학자들이 분석했다. 학계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과 북한연구학회는 3일 서울대에서 ‘2018 북한 신년사 분석과 한반도 정세 전망’이란 주제로 공동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과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 서보혁 서울대 HK연구교수가 발표에 나섰다.

정치와 남북관계 분야에 대한 분석을 맡은 홍 실장은 이번 신년사를 “(한국을 향한) 적극적인 화해 제스처이자 대외적 평화 공세”라고 평했다. 홍 실장은 김 위원장이 ‘핵단추’를 과시하면서도 도발보다는 억지와 방어에 초점을 뒀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핵 무력을 완성한 북한이 앞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평화를 추구할 것이란 일종의 내러티브를 전달하고 있다”며 “전략 도발은 당분간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 부소장도 “북한이 올해는 군사회담, 대화, 교류·협력 등으로 공세를 해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개선될 거란 전망이 많았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정권 창건 70주년과 평창올림픽을 언급하며 ‘민족적 대사’라고 표현했다. 홍 실장은 “평창올림픽이란 명분을 적절히 활용해 미국의 도발 중단 요구를 자연스럽게 충족시키는 각본을 설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 교수도 지난해보다 남북 대화 의향이 상대적으로 뚜렷해졌다고 분석하며 “평창을 통해 고립과 제재를 약화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화 공세에 담긴 이중적 의미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 부소장은 “(이번 신년사에는) 대화 메시지를 던져놓고 자신의 눈높이가 충족되지 않으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강행하면서 외부 탓으로 돌리기 위한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봤다. 서 교수도 “김 위원장의 대화 제의는 비핵화 이슈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대북 제재 및 한·미군사공조의 약화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