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쇄빙선처럼 위기 뚫고 평화로 가는 길 열겠다”

입력 2018-01-03 18:05 수정 2018-01-03 21:36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경남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LNG 운반용 쇄빙선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찾아 조선산업 지원 약속

LNG 운반용 쇄빙선
건조 현장 근로자들 격려

“부지런하게 경제 살릴 것
해양강국 꿈 버릴 수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고향인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대규모 조선산업 지원을 약속했다. 또 “얼음을 뚫고 길을 내는 쇄빙선처럼 위기를 뚫고 평화로 가는 길을 열겠다”며 한반도 평화수호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3일 올해 첫 현장방문 일정으로 북극항로에 투입될 LNG 운반용 쇄빙선 ‘야말 5, 6호선’을 건조하는 옥포조선소를 찾았다. 야말 5호선은 러시아에서 수주한 15척의 LNG 운반용 쇄빙선 중 다섯 번째 선박이다. 4일 출항해 3월부터 상업운항을 시작한다. 이날 방문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골자로 하는 신북방정책의 일환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LNG 연료선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하도록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며 쇄빙연구선·밀수감시선 발주 확대, 19억 달러 규모의 선박 발주 프로그램 도입 등을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대규모 해상 풍력단지를 조성해 조선업계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대규모 부실로 청산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3월 경남 창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우조선해양 구제 방침을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이날 경남을 찾아 조선산업 부활을 위한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다. 경남 일대 ‘조선 벨트’ 경제도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고향 거제에 오니 제가 가졌던 꿈인 ‘사람이 먼저인 나라’를 되새기고, 바다를 향한 대한민국 조선업의 꺾이지 않는 기상을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무술년은 황금 개띠 해로 황금은 경제를, 개는 부지런함을 뜻한다. 부지런하게 나라경제를 살리겠다”며 “지난해 우리는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기초를 다졌다. 올해는 국민 여러분께서 삶이 더 나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참가 의사를 밝힌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선 “한반도의 평화를 알리는 나팔이 될 것”이라며 “얼음을 뚫고 길을 내는 쇄빙선처럼 위기를 뚫고 평화로 가는 길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대우조선해양 방명록에 ‘일어서라 한국 조선! 해양강국 대한민국!’이라고 썼다. 이어 야말 5호 조타실에서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로 직접 뱃고동을 세 차례 울렸다. 연설 연단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올라서자 문 대통령은 “금융이 빠지면 일이 안 된다”며 농담을 건넸다. 조선산업 지원을 위한 선박금융 역할을 빗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직원식당으로 이동해 직원 170여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조선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과시해 주셔서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리고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 치하하는 마음”이라며 “해양강국의 꿈은 결코 우리가 버릴 수 없는 국가적인 꿈이다. 조선해양산업의 잠재력,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저는 믿는다”고 격려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