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끊임없이 가능성 제기
북 대화 공세에 대한 불신도 작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남북의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를 주장했지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가능성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로 위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지 여부가 최대 고비다.
군 당국은 3일 “현재 북한의 도발 임박 징후는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식발사대로 미사일을 운반해 발사 준비를 하는 등 구체적인 도발 정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르면 이번주 후반 미사일 도발을 할 수 있다’는 미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긴박한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방식으로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한 인공위성 발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북한이 대화 공세 국면을 유지하면서도 국제법상 허용되는 인공위성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우리의 위성 발사는 우주조약 등 국제법에 완전히 부합되는 합법적 권리 행사”라고 수차례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첫해인 2012년 ‘광명성 3호’를 발사했고, 2016년 2월 ‘광명성 4호’를 발사했다.
미 언론의 보도는 핵탄두와 탄도미사일 생산 정황을 근거로 한 것일 수도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핵무기 대량생산을 위한 부품 운반 등 정황이 미 정찰위성에 포착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여부는 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려 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화적 환경 마련을 위한 남북의 공동 노력을 언급했다. 다만 그 조건으로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연기가 아닌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논의 과정에서 연합훈련 중단 등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예측한 미국 언론 보도에는 북한의 대화 공세를 부정적으로 보는 미 정부 측 인식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정찰위성에 찍힌 사진이나 정부 관계자의 말을 근거로 하지 않은 미 언론의 보도는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대화 제의해 놓고… 北, 도발?
입력 2018-01-03 19:34 수정 2018-01-03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