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소비자 무시하고 갑질하는 애플

입력 2018-01-03 17:18
글로벌 기업 애플의 한국 소비자 무시 태도가 도를 넘고 있다. 애플은 구형 아이폰 배터리의 성능을 낮춘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대책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오히려 거세졌다. 애플 한국지사인 애플코리아는 지난달 28일 온라인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내용에 전혀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 데다 지난 2일부터 배터리 교체를 시작하면서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는 등 무성의로 일관했다. 전화로 문의하는 소비자만 교체 사실을 알 수 있었고 더욱이 무상이 아니라 할인 교체인데도 재고를 충분히 비치하지 않아 극소수만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국내 한 법무법인이 애플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3일 현재 25만여명이 참여 의사를 나타낸데 이어 또 다른 법무법인과 시민단체까지 소송에 나설 계획이어서 애플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시장을 대하는 애플의 안하무인은 이미 업계에 널리 퍼져있다. 돈이 되는 개통 업무는 직접 하고 해지 같은 고객 서비스는 국내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에게 맡긴다. 또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TV 광고비와 출시 행사비 등 판촉비용을 이통사업자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Ⅹ 출시가격을 유독 한국에서만 높게 책정한 것에 대해 논란이 벌어졌을 때도 무반응이었다. 애플의 브랜드 위상과 국내 시장에서의 인기도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애플의 이런 상술에 대해 국내법이 허용하는 한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심이 돼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벌여 법규 위반 행위를 찾아내야겠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제품을 선택할 때 우리 사회에 대한 기여나 공헌도, 소통 방식 등 정성적인 부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글로벌 호갱(호구 고객)이란 소리를 듣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