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배우 우도환
영화 ‘마스터’ 등으로 주목
드라마 ‘구해줘’서 강한 인상
올해 ‘위대한 유혹자’ 주인공
데뷔 1년 만에 지상파 주연
“연기에 도움 되도록 일기 써
장르 가리지 않고 달릴 각오”
해마다 수많은 별이 뜨고 지는 연예계. 지난해 떠오른 가장 빛나는 별을 꼽으라면 이견 없이 이 배우의 이름이 거론될 것이다. ‘슈퍼 루키’ ‘라이징 스타’ 같은 말들이 그를 수식한다. 무섭게 성장 중인 신예 우도환(26)을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연기를 시작한 이래 가장 행복한 한 해를 보낸 것 같아요. 2017년을 시작할 때 ‘쉬지 않고 일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었는데 정말 쉴 새 없이 일했네요(웃음). 제 연기로 인해 많은 분들이 행복해하신 것 같아 저 또한 행복합니다. 2018년에도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행복을 드리고 싶어요.”
단역부터 시작한 우도환은 2016년 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KBS2)와 영화 ‘마스터’를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건 지난해 9월 종영한 드라마 ‘구해줘’(OCN)였다. 극 중 사이비종교를 고발할 단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석동철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구해줘’ 촬영을 마치자마자 차기작 ‘매드독’(KBS2)에 합류했다. 당당히 첫 지상파 주연을 꿰찬 것이다. “곧바로 다음 작품에 들어가는 데 대한 부담감이 컸죠. ‘아직 새로운 역할을 소화할 준비가 완벽하게 돼있지 않은데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요. 그래도 저를 믿고 불러주셨으니 그 믿음과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 일주일 만에 전작의 캐릭터를 지우고 새 옷을 입었다. 보험범죄를 소재로 한 ‘매드독’에서 우도환은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사기꾼 김민준을 연기했다. 역할이 완전히 몸에 익지 않은 채로 촬영을 시작했으나 빠르게 작품에 녹아들었다. 그는 “동철이와 민준이 각각의 매력을 봐주신 분들이 많아 감사하다”고 웃었다.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우도환은 고3 무렵 문득 ‘연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단다. 연극배우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연기에 대한 호기심을 품어왔던 것이다. “늘 마음은 있었지만 선뜻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말을 못했었어요. 왠지 부끄러워서요. 그런데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후회가 없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죠.”
우도환은 “부모님께서 처음부터 믿고 지지해주셨다. 제가 연기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주시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단국대 공연영화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학교생활에도 열심이다. 바쁜 촬영 스케줄 때문에 놓친 과목을 따라잡기 위해 지난달 계절학기 강의를 수강하기도 했다.
유명세가 아직은 낯설 법도 하다.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말에 그는 “길에서 절 알아보고 다가와 주시는 팬 분들이 늘었다. ‘잘 보고 있다’는 얘기가 정말 큰 힘이 되더라”고 고마워했다. “운이 좋았다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났잖아요. 그 덕에 지금의 우도환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우도환은 매일 일기를 쓴다. 일기장 제목은 ‘생각 정리 노트’. 언제 어디서 무엇을 느꼈는지, 하루 동안 자신이 경험한 순간들을 기록한다. “연기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특히 감정 표현에서 막힐 때 일기를 봐요. 살면서 내가 상처받거나 기쁘거나 행복했던 모든 일들이 적혀있으니까요.”
올해 목표는 다양한 작품 경험하기. 매체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쉼 없이 달리겠다는 각오다. 차기작은 벌써 정해졌다. 상반기 방영 예정인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MBC) 주인공에 캐스팅됐다. 배용준 전도연 주연의 영화 ‘스캔들-조선 남녀상열지사’(2003)의 원작 소설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책임감 있게 작품을 고르려는 편이에요. 제가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배우는 연기로서 메시지를 전하고 행복을 드리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나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제 좌우명과도 일치하죠. 그 본질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7년의 마지막 날 KBS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그는 트로피를 쥐고 이런 소감을 남겼다. “상이 되게 무겁네요. 앞으로 제가 짊어져야 할 책임감인 것 같습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냄새 가득한, 인간적인 배우가 되겠습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2018 빛낼 문화계 스타] 우도환 “나로 인해 그대 행복하길”
입력 2018-01-04 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