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영광의 책’으로 불리나

입력 2018-01-04 00:03

사복음서 중 요한복음은 나머지 세 권의 복음서와 다르고, 가장 신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에고 에이미’(나는 ∼이다)라는 7개의 구절을 통해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잘 보여주는 본문으로 꼽힌다.

이 책은 매일묵상집 ‘매일성경’의 편집장을 거쳐 ‘묵상과 설교’ 책임편집을 맡고 있는 박대영 광주소명교회 목사가 쓴 요한복음 강해설교집이다. 2016년 11월 첫선을 보인 ‘예수님을 알아가는 요한복음’(1∼5장), 이듬해 나온 ‘예수님을 닮아가는 요한복음’(6∼12장)에 이어 출간된 마지막 권이다. 흔히 요한복음 1∼12장을 ‘표적의 책(Book of signs)’, 후반부를 ‘영광의 책(Book of glory)’이라 부르는데 바로 그 13∼21장의 본문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요한복음의 본문 구절을 하나씩 천천히 곱씹는다. 원어인 헬라어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뿐만 아니라 연관 있는 성경 구절을 가져와 본문에 비춰보며 폭넓고 풍성한 성경읽기를 시도한다. 15장의 참 포도나무 비유와 관련, 저자는 이사야 5장의 들포도를 맺은 포도나무에 대한 탄식을 소개한다. 이어 예레미야, 에스겔, 시편에 이르기까지 관련 구절을 보여준 뒤 “이스라엘과 달리 자기가 원하는 열매가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열매를 맺는 포도나무이셨기에 참 포도나무가 되실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20년 넘게 설교원고를 써온 데다, 풍부한 독서력을 바탕으로 한 그의 설교는 담박하고 정직하다. 본문에 대한 해설에 이어 등장하는 적용까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저자는 “설교라는 것은 나와 씨름하고, 본문과 씨름하고, 청중과 씨름하고, 이 시대와 씨름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제가 살아온 이야기가 설교의 질감을 형성하고, 저를 감동시킨 말씀의 능력이 설교의 영광이 되고, 제가 만나는 청중의 상황과 필요가 설교의 온도가 되며, 이 시대를 지배하는 주도적인 세계관이 제 설교의 방향과 예리함을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적었다. 설교는 이런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동감하는 독자라면, 전작까지 세 권을 함께 읽으며 요한복음을 새롭고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