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이간 책동” 홍준표·유승민, 김정은 신년사에 한목소리

입력 2018-01-03 05:0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남남(南南) 갈등을 부추기고 한·미 갈등을 노린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사건건 갈등을 빚어온 보수정당 두 대표가 김 위원장의 신년사와 관련해선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정부의 고위급 남북당국회담 제안에 대해서도 우려와 경고가 섞인 입장을 내놓았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정은의 신년사를 두고 청와대와 정부가 반색을 하면서 ‘대북 대화의 길을 열었다’는 식으로 환영하는 것은 북한의 책략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 어디에도 북핵 안보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겠다는 대책은 일언반구도 없었다”며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핵을 한 번도 언급 안 했는데, 김정은은 22번이나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의 신년사는 (국제사회의) 제재 수준을 낮추고 핵·미사일 완성을 위한 시간 벌기 제스처”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정부의 고위급 남북회담 제안에 대해 “북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은 어설픈 남북회담은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에 부화뇌동해 말려드는 꼴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정당은 “정부가 올림픽 성공 개최라는 근시안적 목표에 혈안이 돼 우리 안보의 운전대를 북한에 쥐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수야당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한 북한 대표단 파견도 중요하지만 평창올림픽 전까지 적폐청산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 한국당 의원은 “여권이 평창올림픽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 이전까지 적폐청산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