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선 화면 크기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초대형 TV는 침체에 빠진 세계 TV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할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삼성·LG전자와 일본의 소니 등 주요 제조업체는 신흥 강자인 중국 업체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카드로 초대형 TV를 앞세우고 있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75인치 이상 초대형 TV시장의 판매량은 지난해 115만1000대에서 올해 169만6000대, 내년 227만4000대, 2020년 338만8000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맞춰 국내 제조업체들도 초대형 TV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LG전자는 오는 9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2018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지난해 주인공이었던 60인치대 TV보다 큰 70인치대 TV를 중심으로 전시장을 꾸릴 예정이다.
초대형 TV 시장은 삼성전자가 시장을 이끌고 LG전자와 소니, 중국 업체가 추격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세계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3분기 75인치 이상 TV 판매량은 삼성전자 15만1800대, 소니 7만9700대, LG전자 3만4900대, 중국 하이센스 7100대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초대형 TV 생산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초대형 TV 라인업을 강화해 왔다. 2016년에 88인치 SUHD TV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88인치 QLED TV를 3300만원에 출시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TV 매출에서 초대형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2%에서 2분기 4.3%, 3분기에는 8.1%까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화면 크기보단 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의 장점을 내세워왔던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이전보다 화면 크기에 신경을 더 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 77형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를 출시해 초대형 OLED TV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1일 88인치 8K 화질 OLED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했다며 초대형 OLED 패널 기술력을 홍보했다.
주요 제조업체가 TV 화면을 계속 키우는 건 신흥 강자인 중국 업체의 추격이 매섭기 때문이다.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7%였다. 세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을 합친 34.4%에 근접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이 진입장벽을 높여 중대형 TV 위주로 매출을 올리는 중국 업체와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크게 더 크게… 프리미엄 TV 사이즈 경쟁
입력 2018-01-0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