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집단소송 나서
오래된 아이폰의 성능을 몰래 떨어뜨려 논란에 휩싸인 애플이 2일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 교체 비용을 일부 지원하기 시작했다. 낡은 배터리가 방전되는 걸 막기 위해 이용자 몰래 아이폰의 중앙처리장치 작동 속도를 늦춘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이다. 하지만 보상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공지하지 않아 “보상도 몰래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이날 “애플 공인 AS업체의 휴무가 끝나는 이날부터 국내에서도 배터리 교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아이폰6와 이후 출시된 모델을 쓰는 사용자가 AS업체를 방문하면 기존 배터리 교체비용 10만원에서 할인된 3만4000원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코리아는 홈페이지 등에 배터리 교체비용 지원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다. 앞서 애플코리아는 ‘미국처럼 한국에서도 배터리 교체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영어로 올려 빈축을 샀다.
한편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날 애플이 아이폰 성능 저하 사실을 고지해주지 않아 소비자들이 정신적·물적 피해를 봤다며 애플 본사·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선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한누리도 지난달 28일부터 애플을 상대로 한 집단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쉬쉬 애플’… 배터리 교체비 한국서 ‘몰래 지원’ 개시
입력 2018-01-02 20:38 수정 2018-01-02 2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