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문화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곳은 교회였습니다. 당시 교회는 청소년에게 문화를 가르치는 역할을 했죠. 하지만 이제 그 역할은 상당 부분 세상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안에서 예수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결심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경호(42) 세븐파이프 대표는 “교회가 아니라 세상에서 하나님의 메시지가 있는 공연을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븐파이프는 ‘공연을 통해 하나님을 전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극 창작자 4명이 뜻을 모아 2015년 설립한 문화 제작회사다. 동성애나 외설스러운 이야기 등 하나님의 섭리와 맞지 않는 작품이 빈번하게 올라오는 문화계에서 성경의 선한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세븐파이프는 2016년 7월부터 ‘바보사랑’과 ‘라스트찬스’ 두 편의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 특히 바보사랑의 경우 2016년 100회 이상 공연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오픈런으로 시즌2를 진행하고 있다.
‘바보사랑’의 주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랑이다. 사랑은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며 ‘모두 내주는 것’이고 ‘지금 표현해야 하는 것’이라는 3가지 키워드를 전하고 있다. 배 대표는 “우리와 함께하시고 모두 내주셨으며 사랑을 표현하신 예수의 사랑을 남녀의 사랑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기독교에서 쓰는 단어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뮤지컬을 본 크리스천은 충분히 그런 사랑을 인식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극은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아 2:13)’라는 멘트로 마무리된다.
또 지난해 공연했던 ‘라스트찬스’는 자살에 관련된 이야기로 ‘생명은 나의 것이 아니고 신(하나님)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자살하려는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로, 우리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시점에도 우리를 도우시고 생각하시는 분(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생명이란 소중하고 살 만하다고 관객에게 이야기하는 뮤지컬이다.
배 대표는 세상 속의 뮤지컬·연극 등에서 동성애나 종교다원화에 대한 극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배 대표는 “동성애나 다신(多神)을 다룬 작품이라서 보는 것이 아니라 작품 자체를 즐기기 위해 본다고 하더라도 대중에게 그런 ‘접점’이 계속 생기게 되면 결국 거부감이 사라지게 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배 대표는 세븐파이프의 작품들을 통해 대중과 ‘기독교적 메시지의 접점’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런 목표를 가진 배 대표가 중시하는 것은 바로 ‘공감대 형성’이다. 배 대표는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가지고 있어도 관객의 공감이 형성되지 않으면 그건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어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면 항상 관객 반응을 모니터링해 우리의 선한 메시지가 잘 흘러가고 있는지 확인한다”며 “비기독교인의 피드백도 받고 있는데 다행히도 ‘사랑에 대해서 돌아보게 됐다’거나 ‘감동도 있지만 마지막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극이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웃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대중과 기독교 메시지 접점 만들 것”
입력 2018-01-0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