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나그네 길을/지나는 순례자/인생의 거친 들에서/하룻밤 머물 때….”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 카페. 하얀 와이셔츠를 입은 20여명의 어르신들이 성가 ‘본향을 향하여’를 부르고 있었다(사진). 가끔 화음이 맞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노래하는 태도만큼은 진지했다. 참석자들과 함께 ‘우리의 소원’ ‘작별’을 부를 때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찬양을 부르며 제2의 청춘을 보내길 원하는 ‘청춘선교합창단’(단장 김영묵) 창단발표회 현장이다.
합창단은 지난해 9월 9일 경기도 양평에서 발족했다. 60세 이상의 기독교인 찬양 모임이다. 전현직 교수와 시인, 건축가, 의사 등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단원 중에는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도 있다. 마지막 숨을 쉬는 순간까지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다는 게 이 단원의 소망이다. 연습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식사 못 하는 단원들을 위해 김밥을 싸왔다. 찬양하면서 기쁨이 충만하다고 간증했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로 시작하는 가곡 ‘가을의 기도’를 작곡한 김영준 장로는 몸이 불편한데도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진규섭 은퇴장로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찬양을 부를 수 있다는 것에 감사기도를 했다.
청춘선교합창단은 양평전원교회 이미란 목사가 지난 7년간 ‘감자(監自) 음악회’를 개최한 게 계기가 됐다. 여기서 감자란 자신이 만든 영적 감옥에서 탈출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뜻을 같이하는 지인들이 후원금을 보내왔다. 후원금으로 무명 가수의 앨범을 만들어줬다.
합창단 지휘자 김연옥 전 군산대 예술대학장은 “단원들이 찬양을 부르려는 의욕이 정말 대단하다. 하나님께서 주신 최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했다.
합창단은 격월로 발표회를 갖기로 했다. 다음 발표는 경기도 양평 청운면에 있는 로뎀의집. 지적장애인 40여명이 생활하는 곳이다. 음식과 선물도 전달한다. 매년 1회 해외로 단기선교 여행을 떠난다. 선교지에선 현지 선교사와 주민을 축복하는 기도와 찬양을 할 예정이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청춘선교합창단 “찬양 부르며 제2 청춘 맞이합니다”
입력 2018-01-0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