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134명 적발… 낮엔 환자 행세 밤엔 대리운전

입력 2018-01-02 20:31
A씨(38)는 지난해 경추간판장애(목 디스크)로 병원에 17일간 입원했다. 그런데 그는 해가 지면 대리운전 기사로 일했다. 그 뒤에도 A씨는 늑골염좌로 13일간 입원을 했다. 입원 중에 5일에 걸쳐 모두 7번 대리운전을 했다. 그는 입원 관련 보험금을 5개 보험사에 청구해 800만원을 받기도 했다.

낮에는 환자, 밤에는 대리운전 기사로 변신하면서 보험사기를 벌인 134명이 적발됐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보험사기 410건을 저질러 보험금 3억4000만원을 챙겼다.

이들은 척추염좌(67.1%)나 타박상(13.0%)처럼 수술이 필요 없는 만성질환이나 경상 등을 이유로 2∼3주 진단을 받은 뒤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타냈다.

입원 관리가 소홀하거나 허위 입원을 조장하는 의원급 병원, 한방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았다. 이어 밤에 외박·외출을 나가 대리운전 영업을 했다. 입원 일수 가운데 대리운전 일수는 44%에 달했다.

금감원은 “불법 사무장병원이나 한방병원이 많은 광주지역 비중이 높다. 적발된 대리운전사들의 입원 병원 161개 가운데 57개가 광주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