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지구촌 이벤트
트럼프, 북핵·중동 시험대
중남미 정부 우파 물결
유럽 우파 포퓰리즘 변수
IS 등 극단주의 움직임 주목
2018년은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해’가 될 전망이다. 2017년 지구촌은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국제 질서를 허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포퓰리즘, 분쟁 및 테러와 난민 문제 등으로 내내 몸살을 앓아야 했다. 이들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못한 채 다가온 2018년은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의 운명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안갯속
2018년은 그 누구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취임 이후 각종 국제 합의와 협정을 파기하며 고립을 자초한 그가 2년차인 올해 북한과 중동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주장하는 가운데 미국은 전방위 경제 및 외교 제재 속에서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중동 문제와 관련해 이란과의 핵 협상을 파기할 경우 국제정세가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내에서 반이민 정책 강화와 건강보험 정책 오바마케어 폐기 등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입법이 좌절됐다. 하지만 지난달 대규모 감세법안을 통과시키며 국정 운영 동력을 얻은 데 이어 1월 중 ‘1조 달러 사회기반시설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논란은 새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이미 트럼프 선거캠프 핵심 인사들을 기소하는 등 트럼프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게다가 11월 예정된 중간선거에서 현재 공화당이 다수인 상·하원이 민주당에 넘어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정치지형 바꿀 선거 잇따라
오는 3월 러시아에서는 18년째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4선이 확실시되는 대선이 열린다. 부패와 빈곤 등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70%가 넘는 지지율을 얻고 있는 그는 이오시프 스탈린 이래 러시아 최장기 집권자가 된다. 중동과 유럽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은 점점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장기집권을 위한 준비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의 3연임 금지 헌법 조항이 개정될지 주목된다.
중남미에서도 올해 선거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경제 위기로 사회주의 물결이 잦아들고 우파 정권이 속속 들어선 가운데 올해도 이런 흐름이 계속될지 관심이다. 멕시코 콜롬비아 브라질 베네수엘라에서 대선 또는 총선이 예정돼 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국가부도 위기로 대규모 엑소더스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국민의 반발 여론을 더욱 억누를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는 포퓰리즘의 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탈리아 핀란드 스위스 체코 등에서 차기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예정돼 있다. 스페인은 카탈루냐 독립 문제로, 영국은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문제로 여전히 정국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패권다툼 심화되는 중동
중동은 어느 때보다 격랑을 맞고 있다. 수니파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지난해 사촌들을 물리치고 왕위 계승 서열 1위에 오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권력 공고화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의 왕위 승계가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많다.
빈 살만 왕세자의 행보는 사우디만이 아니라 중동 전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이란 강경파인 만큼 사우디와 이란 간 경쟁도 심화될 것이다.
이란은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으로 이슬람 국가들 사이 반미-반이스라엘 감정이 고조된 틈을 타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관계가 틀어진 터키도 이란과 협력을 강화하며 발언권을 키우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시작된 내전이 종식을 앞뒀다. 540만명으로 집계되는 시리아 난민이 올해 귀향할 수 있을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시리아, 이라크에서 쫓겨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생존을 위해 또 다른 무장단체 알카에다와 협력할지, 아니면 세계 각국에서 테러를 벌일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올해 중동에선 이집트와 리비아의 대선, 레바논과 이라크 총선이 예정돼 있다. 선거 결과는 개별 나라를 넘어 중동 정세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시진핑-푸틴, 올해 장기집권 최후관문 넘는다
입력 2018-01-02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