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뿔테 안경에 은색 양복… 2년째 ‘정장 신년사’

입력 2018-01-01 19:36 수정 2018-01-01 23:40
출처=조선중앙TV

작년부터 인민복 차림서 바뀌어
지난해와 달리 자책 발언 없어
핵, 22차례나 언급 자신감 과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1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양복 차림으로 신년사를 낭독했다. 김 위원장의 육성 신년사 발표는 2013년 이후 6번째다. 김 위원장은 2015년까지 인민복 차림으로 신년사를 읽었다.

김 위원장은 뿔테 안경에 은색 양복, 은색 넥타이를 맨 채 연단에 나타났다. 그는 “사랑하는 온 나라 인민들과 영명한 인민군 장병들 동포 형제 여러분”이라며 신년사를 시작했다. 이어 “충심으로 되는 감사와 새해 인사를 삼가 드린다”면서 고개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이 장면을 포함해 30여 차례 박수 소리가 삽입됐다. 과거 할아버지 김일성이 즐겨 입던 것과 비슷한 색깔의 양복을 입고 김일성을 흉내낸 듯한 탁한 목소리로 신년사를 읽었다. 간간이 다소 숨이 가쁜 모습도 보였다.

조선중앙TV는 오전 9시30분(평양시 9시)부터 30분간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로 보이는 곳에서 이뤄진 김 위원장의 신년사 낭독을 방영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 전반부에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핵 단추’ 등 초강경 대미 메시지를 배치했다. 후반부엔 ‘민족적 화해와 통일’과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가능성 등 대남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 ‘핵’을 22차례, ‘경제’를 21차례 언급했다. 이어 ‘민족’(19) ‘통일’(12) ‘미국’(11) ‘평화’(10) ‘북남관계’(9) ‘자립’(8) 등 순이었다. 특히 이번 신년사에선 대미, 대남 메시지를 강조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선 ‘핵’과 ‘북남관계’를 각각 5차례, ‘미국’을 4차례 언급한 데 그쳤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신년사 방송 중 ‘자료화면’이 등장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언급하며 “확고한 성공을 온 세상에 증명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다. ‘3·18혁명’(신형 대출력 엔진 성능 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 시험발사 장면 등이 방영됐다.

이번 신년사에선 자책 발언이 없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고 말했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