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영철(65)과 천호진(57)이 2017 KBS 연기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SBS에서는 지성(본명 곽태근·41)이 대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변 없는 결과였다.
김영철과 천호진은 3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공동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김영철은 ‘태조 왕건’(KBS1·2000) 이후 17년 만에 받은 두 번째, 천호진은 생애 첫 대상이었다.
보통 공동수상의 경우 뒷말이 나오기 마련이나 이번만큼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는 데 대다수가 동의한다.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주말극 두 편을 연달아 이끈 두 사람은 이 시대의 아버지상을 절절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친 김영철은 작품을 함께한 후배들을 일일이 언급한 뒤 “트로피를 쪼개서 같이 나눠 갖겠다”고 말했다. ‘황금빛 내 인생’에서 열연 중인 천호진은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는데 이 상을 받게 되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아 제가 받지 않겠다. 이 상은 세상 모든 부모님들께 드리겠다”고 했다.
최우수상은 ‘김과장’의 남궁민, ‘아버지가 이상해’의 이유리, ‘마녀의 법정’의 정려원에게 돌아갔다. ‘쌈, 마이웨이’의 박서준 김지원은 남녀우수상을 비롯해 베스트커플상 네티즌상을 휩쓸었다.
같은 시각 진행된 SBS 연기대상에서는 ‘피고인’의 지성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30%에 근접한 시청률로 막을 내린 이 드라마에서 지성은 아내와 딸 살해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성은 “딸 가진 아빠로서 드라마 내용이 너무 무서웠고 연기를 하는 것 또한 무서웠다. 시청률이 잘 나올 때도 마냥 좋아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 마음의 대상이 따로 있다”면서 극 중 상대역 엄기준을 언급했다. 그는 “누구도 그런 악역을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함께하면서 많이 배웠다. 이 상은 네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최우수 연기상(월화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아내 이보영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지성은 “늘 부족한 남편을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줘 고맙다”며 아내의 뺨에 입을 맞췄다.
이보영 외에도 ‘조작’의 남궁민(월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의 손창민 장서희(일일·주말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이종석 배수지(수목드라마)가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조연상을 차지한 김원해는 생애 첫 연기상 트로피를 쥐고 “이게 뭐라고, 이 자리에 서는 데 50년 걸렸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KBS 김영철·천호진, SBS 지성… 이견 없는 연기대상
입력 2018-01-01 18:11 수정 2018-01-01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