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 비대면 상품 준비중
은산분리 완화 멀어져 애로
카뱅, 전월세 보증금 대출 계획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대출 시장에 뛰어든다. 인터넷은행을 대상으로 하는 은산분리 완화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중 부동산 대출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현재 직장인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가계신용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을 취급하고 있는 케이뱅크는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 20일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설명서와 약관을 공시했다. 적용 금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과 가계 부채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출시 일정을 미루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바탕으로 전세나 월세 보증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상품인데다 카카오뱅크 주 고객층인 20, 30대를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올해 안에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사업 인가를 받을 채비를 하고 있다. 두 은행은 교통카드 기능을 갖춘 체크카드만 갖추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발걸음이 빨라졌지만 시장 안착을 위한 최우선 과제인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이미 증자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케이뱅크는 출범 당시 2∼3년 후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할 정도다.
반면 은산분리 규제 완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대주주인 KT를 중심으로 하는 유상증자가 난관에 봉착했다. 케이뱅크는 현재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놓고 주주사와 협의 중이다. 지난해 말 증자를 확정하려 했지만 일부 주주사를 설득하지 못했다. 케이뱅크는 KPMG를 자문사로 선정해 외부 투자자 수요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1000억원 규모의 증자에서 부동산 투자회사 MDM을 스무 번째 주주사로 받아들인 바 있다.
여기에다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은산분리 완화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면서 규제 완화가 더 요원해졌다. 은산분리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도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영토 넓히자” 주택대출 뛰어드는 인터넷은행
입력 2018-01-02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