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1일이면 우리는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사실 공식적으로는 생일이 지나야 한 살이 늘어나지만 말이다. 그런데 국민 상당수가 1월 1일이면 실제 만 나이가 늘어나는 나라가 있다. 아직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프가니스탄이다.
AFP통신은 1일 아프간 사람들 상당수가 ‘1월 1일생’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태반이 생년월일을 잘 모르는데 편의상 새해 첫날을 생일로 삼아서다. 출생증명서 등 공적 서류가 미비한 아프간 사정상 절기 행사나 역사적 사건을 기준으로 생일을 정하는 게 오랜 관례라고 AFP는 전했다.
아프간에서도 소셜미디어 바람은 불었고, 여권이나 비자 수요 확대에 따라 생일 표기를 요구받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면서 1월 1일생은 두드러지게 늘어났다. 임의로 생일을 정하는 이들은 대부분 1월 1일을 택한다. ‘아프간 사람들은 모두 생일이 똑같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생일을 아는 이들조차 1월 1일생을 선택한다. 아프간과 이란만 사용하는 헤지라(Hijri) 태양력은 3월 21일을 1년의 시작으로 보는데 생일을 서양력으로 환산하기 골치 아파 그냥 1월 1일이라고 하는 것이다.
아프간 당국도 문제를 인식하고 개혁에 나섰다. 주요 도시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출생증명서 발급을 장려하고 있다. 일부 교육받은 부모들은 코란에 자녀의 생일을 적어 보관하기도 한다. 출생일을 정확히 기입한 전자 ID카드 ‘e타즈키라’도 교부될 계획이다. 다만 내전 때문에 보급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정건희 기자
아프간에 ‘1월 1일 생일’ 많은 이유
입력 2018-01-02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