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0여 시니어클럽, 노인 일자리 산파역

입력 2018-01-02 05:04
전국 140여곳의 시니어클럽이 노인일자리 만들기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충북 청주의 우암시니어클럽이 설립한 ㈜할머니손맛 직원들이 도시락을 만드는 모습이다. 뉴시스

반찬·도시락 배달에서
숲 해설·카페 운영 등 다양

청주권 6개 클럽서 지난해
5231명 일자리 제공 ‘모범’

소득 일정 부분 정부 지원
고령자 친화기업 확산 기여


손맛 살린 반찬과 도시락 배달, 카페 영업, 숲·문화 해설까지…. 전국 각지의 시니어클럽이 노인들의 안정적 노후 정착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1일 한국시니어클럽협회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국 140여곳의 시니어클럽이 노인일자리 만들기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층 빈곤해소의 교두보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일하는 100세 아름다운 시니어’라는 표어 그대로다.

청주지역 5개 노인복지관과 손잡고 2017년 한해 92개 사업을 통해 5231명의 노인에게 요리와 배달, 주방보조 등 다양한 일자리를 만든 청주권 시니어클럽 6곳이 대표적이다. 청주 우암시니어클럽 할머니 30여명이 일하는 ㈜할머니손맛의 경우 올해 도시락 판매를 통해 5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옛 우암동사무소에 둥지를 틀고 2016년 4월 주식회사로 독립한 할머니들의 모임은 산남동과 봉명동, 율량동 등 3곳에 반찬가게도 개업해 점포별로 연평균 1억8000만원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 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안동시니어클럽 역시 15명이 상근하는 은빛수라상 도시락 배달사업단과 실버카페인 커피빌리지 등을 통해 3억 가까운 매출실적을 거뒀다. 청소용역을 하는 안동시니어클럽 ‘시니어 해피 클린’은 월 92만6000원의 평균 임금을 지급해 전국 최고 수준의 노인일자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동시니어클럽은 4개 기관과 연계해 28개 사업을 추진했고 1651명의 어르신들이 일자리를 얻었다.

경기도 시흥시니어클럽은 절임류 육가공류 등의 식재료를 직접 만드는 식품사업을 통해 어르신 1200여명의 사회참여를 이끌어냈다. 광주광역시 남구시니어클럽은 숲·문화 전문해설가 45명을 양성해 청소년들의 현장체험학습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1만9726명의 학생과 어린이 등에게 252회의 해설활동을 진행했다. 경남 거창시니어클럽도 노인바리스타 양성과 실버카페 3곳 운영, 실버동화구연, 짚공예 사업 등으로 1030명의 노인들에게 지역밀착형 일자리를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인복지법에 근거한 시니어클럽은 일자리를 원하는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사회참여와 더불어 생계, 여가, 자원봉사를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일정 부분 소득은 정부가 지원한다.

경기도와 부산이 각 16곳으로 가장 많고 전북과 강원도 각 13곳, 경북 12곳, 충남과 충북 각 11곳, 서울 9곳 등이다.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은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령층 소득보장 체계인 시니어클럽이 노인일자리 만들기와 고령자 친화기업 확산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전국종합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