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가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육청에 폐교 인가를 기습 신청해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31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사립초등학교인 은혜초는 지난 28일 서부교육지원청에 폐교 인가 신청서를 내고 학부모들에게 ‘2018년 2월 말부로 폐교를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학부모 안내문을 통해 “사립학교의 회계구조상 수년간 지속된 학생 결원으로 인해 재정 적자가 누적돼 왔다”며 “신입생 지원자가 2018학년도에도 정원(60명) 대비 절반에 그치는 등 학령아동 감소 추세에 따라 개선될 전망이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사립초등학교가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폐교를 신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은혜초는 현재 재학생이 235명으로 정원(360명)의 65.2%에 불과하다. 재정적 어려움이 계속되자 교장이 무급 근무를 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지만 폐교 신청을 막지는 못했다. 새해부터 초등학교 1, 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이 금지되면서 사립초등학교의 인기가 시들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갑작스러운 폐교 통보에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 특히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까지 마친 상태라 예비 학부모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른 학교들은 모집이 마감됐기 때문에 학생들이 다른 학교 진학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태다. 일부 학부모는 법적 대응까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폐교를 반대하는 학생이 1명이라도 있다면 해당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폐교 인가를 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사립 은혜初 ‘폐교’ 기습 신청
입력 2017-12-31 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