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스마트 기기들이 점차 우리 일상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IT 제품들이 가정 전반에 걸쳐 생활상을 바꾸고 있다.
호기심·소유욕 자극하는 스마트 기기
소니의 스마트 터치스크린 프로젝터 ‘엑스페리아 터치’는 어떤 표면이라도 터치스크린이 되도록 하는 제품이다. 테이블이나 벽에 스크린을 쏜 뒤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터치스크린처럼 제어가 가능하다. 게다가 일반 프로젝터와는 다르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탑재되어 있어 별도의 기기와 연동할 필요 없이 단독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웹서핑, 게임,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은 물론이고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통한 앱과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엑스페리아 터치는 최근 화면을 직접 터치하지 않고도 허공에서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제스처 컨트롤 기능을 새로 추가했다. 전면에 내장되어 있는 모션 인식 센서 카메라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지해 클릭, 드래그, 음소거 등을 실행할 수 있게 한다.
패션에 IT를 입히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구글과 리바이스가 공동 개발해 선보인 ‘스마트 청재킷’은 사용자가 소매를 두드리거나 좌우로 쓸어 넘기면서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작동할 수 있도록 한다. 음악 재생과 문자 메시지 수신, 전화 통화도 가능하다. 자전거를 운전하는 동안 길 안내 기능도 지원한다. 데님 섬유에 구리 소재 전도성 물질을 삽입하고 블루투스 장치를 옷에 부착해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블루투스 장치는 한 번 충전 시 2주 정도 사용할 수 있으며 옷에서 분리할 수도 있다.
어린이 소비자를 겨냥한 ‘스마트 토이’도 장난감 시장을 공략 중이다. 마이크와 센서, 카메라가 장난감에 장착됐고 AI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화까지 나눌 수 있다. 특히 완구기업 마텔의 ‘헬로 바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외관은 일반적인 바비 인형이지만 사람이 말을 걸면 음성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 이를 분석한 뒤 적절한 대답을 찾아 이야기하는 기능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1일 “고정관념을 깨고 등장한 기기들은 일단 ‘신기하다’는 첫 인상을 통상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심어준다”면서 “하지만 실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실용성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뒤따르면 결국 주류제품의 지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방가전에 IoT를 심어 스마트하게
가전을 스마트폰에 연결해 제어하는 스마트홈 기술이 주방에도 적용되는 추세다. 스마트 키친 기술은 철저하게 소비자 편의에 초점을 맞춰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LG전자는 문을 두드려 내부 내용물을 볼 수 있는 ‘LG 디오스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를 선보였다. 고객들이 냉장고를 여닫는 횟수의 절반은 냉장고 내부를 확인하려는 목적이라는 조사 결과에 착안했다. 문을 두드리면 냉장고 안의 조명이 켜지고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문을 열지 않고도 보관 중인 음식물의 종류와 양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무선랜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LG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씽큐’와도 연결할 수 있게 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상태를 확인하고 온도를 설정하거나 탈취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스위스 커피머신 업체 유라는 커피머신을 스마트폰에 연동해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유라 스마트 커넥터’를 출시했다. 스마트 커넥터를 커피머신에 장착하면 스마트폰 및 태블릿 기기와 블루투스로 연결되고 3m 거리 내에서 전용 앱을 통해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고객이 선호하는 메뉴를 설정할 수 있고 커피 농도와 온도, 물의 양 등 세부적인 설정을 미리 저장해 놓을 수도 있다. 스마트 커넥터는 별도로 구매할 수 있지만 일부 고가 모델에는 내장되어 있다.
독일 가전회사 밀레도 아마존의 AI 서비스 알렉사와 연결해 음성으로 생활가전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한 스마트홈 앱을 선보였다. 밀레 제품으로 조리를 하면 조리시간을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고 제어도 가능하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SF 영화서 본 듯한 스마트 기기, 일상을 바꾸다
입력 2018-01-02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