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국방, 美 행정부
관계자로는 첫 연기 시사
“훈련 일정 재조정이지
중단·생략하는 것 아냐”
제임스 매티스(사진) 미국 국방장관은 29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 정부가 곧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 연기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며 “일정 재조정은 늘 있던 일”이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가 평창올림픽 기간 중 연합훈련 연기를 시사한 것은 매티스 장관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훈련 연기를 제안했다고 밝힌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열흘이 넘도록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매티스 장관은 미 국방부에서 기자들을 만나 “올림픽 기간 중 북한과 관련한 군사훈련이 중단되느냐”는 질문에 “중단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 이후로 독수리훈련이 연기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 문제는 한·미 양국 정부가 곧 발표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매티스 장관은 그러면서 “훈련 주최국은 한국”이라고 말해 문 대통령이 제안한 훈련연기를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또 “훈련에 투입될 함정 동원 시기, 정치적 고려 요인, 주최국의 연휴 등 사정들을 감안해 일정 재조정은 늘 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훈련 중단은 없다”며 “일정 재조정(reschedule)을 훈련 중단(pause)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2월 말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평창올림픽 폐회 직후로 늦출 수 있다는 것이지 이를 중단하거나 생략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매티스 장관은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오는 16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한국전쟁 유엔군 참전국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뒤 “여전히 외교적 해법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를 통과시킨 이후 북한에 대한 압박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북한 선박 등에 대한 안보리의 제재가 미 해군의 해상봉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지난 1년간 북한의 미사일 기술 개발에 깊은 인상을 받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전혀 받지 않았다(Nothing impresses me)”라고 답변해 좌중을 웃겼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이 지난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5형을 쏘아올린 직후 “역대 북한 미사일 중 가장 높은 고도로 치솟은 미사일”이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 15일에는 “북한의 ICBM이 당장 미 본토를 위협할 정도의 역량을 갖추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한·미 정부, 평창 기간 중 연합훈련 연기 여부 곧 발표”
입력 2017-12-31 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