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의견 묻는 성격
투표율과 정당성 관계 적어”
온라인·ARS 합산 투표율
어제까지 21.59%… 오늘 종료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국민의당의 전당원 투표 투표율을 둘러싼 찬반 양측의 공세와 반박이 계속되고 있다. 낮은 투표율은 투표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반대파 측 주장이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통합 반대파 의원 21명이 참여한 나쁜투표거부운동본부는 29일 “(온라인 투표율이) 지난 전당대회 투표율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여론 수렴을 하려면 투표율이 최소한 3분의 1(33.3%)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27∼28일 이틀간 실시된 K-보팅(온라인 투표)과 29일 ARS 투표까지 합산 투표율은 21.59%다. ARS 투표는 30일까지 진행된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번 투표는 법적인 투표가 아니라 의견을 묻는 수준이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다 낮다를 따지기 어렵다”며 “투표율에 따라 정당성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애초에 명확한 규정이 없는 투표”라며 “안철수 대표와 호남 중진 간 정치적 세 대결이기 때문에 양측은 서로에게 유리한 규정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통합 반대파의 투표 보이콧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는 “이번 투표는 사전에 합의된 룰이 없어서 투표율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며 “반대파는 투표 거부가 아니라 반대표를 던지라고 독려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찬반 양측 최고위원이 투표 정당성을 놓고 설전을 계속했다. 찬성파인 장진영 최고위원은 “반대 측의 아주 강력한 투표 거부 운동이 있었지만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국민의당 당원들이 당의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주기 위해 일어선 것”이라고 자평했다. 반면 반대파인 박주현 최고위원은 “재신임과 정책을 묶어 묻는 방식의 투표는 군사독재와 유신시대의 대표적인 대의 왜곡수단이었다”고 안 대표를 공격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손금주 의원도 “안 대표가 새로운 통합을 명목으로 지금 함께 있는 가족(반대파)을 구태·불순 세력으로 단정한다면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글=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투표 보이콧’ 패착?
입력 2017-12-30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