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교회에선 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에 대한 관심이 교회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가나안 성도가 증가하고 교회 리더십 갈등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문화선교연구원(문선연·원장 백광훈)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교계 트렌드’를 발표했다. 백광훈 문선연 원장은 “최근 이뤄진 한 교회의 리더십 교체에 따른 갈등과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논란에 대해 소속 교단의 수습 과정과 해당 교회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총신대를 포함한 신학대 분규 사태 등 갈등을 잠재한 요인들의 처리 과정에 따라 올해 교계 명암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선연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종교인 과세와 관련, 교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는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신앙 회복과 한국교회의 신뢰 및 공공성 회복을 위한 제도개혁 등에 대한 논의와 움직임이 교계 안팎에서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부각된 ‘워라밸’이 교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백 원장은 “소속된 공동체에 가치를 두던 기성 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는 개인적 시간 확보와 성장, 여가에 의미를 둔다”며 “이 같은 특성은 주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교회에서 머무르며 헌신하기보다는 ‘주말만큼은 편히 쉬고 싶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일부 교회에서 주일 오후 예배를 없애고, 가정예배로 대체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문선연은 성도들의 워라밸을 위한 교회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교회가 주일 성수와 헌신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안식 안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성화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교회 내로 확산되는 워라밸 현상은 ‘교회 대안 찾기’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나안 성도와 이들이 교회 밖 봉사 활동 등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경우다. 또한 교회에 헌금하는 대신 자신의 신념과 관심사에 맞는 비정부기구(NGO) 등에 기부하는 사례도 있다. 백 원장은 “교회가 의사결정구조 민주화, 교회 재정 및 운영 투명성 확보, 지역 섬김 등에 주력하지 않으면 더욱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 문선연은 농어촌 미자립 교회의 존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작은 교회들의 연합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백 원장은 “특히 저출산과 더불어 대두되는 교회학교 위기가 개교회 차원에서 대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서, 교회학교 활로를 찾기 위해 교회들 간 힘을 합치는 양상이 더욱 다양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워라밸’ 관심 커지고 가나안 성도 증가할 것
입력 2018-01-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