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영춘] 김, 한국 대표상품으로 우뚝 서다

입력 2017-12-29 17:40

지난 20일 우리나라 김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5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왔던 우리 모두에게 ‘사이다’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김은 일본 중국 등 전통적인 수출시장뿐 아니라 러시아 독일 등 유럽 소비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전 세계 109개 국가에 수출되는 글로벌 식품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그간 김 수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 수출액 1억 달러를 최초로 달성했다. 이후 2012년 2억 달러, 2015년 3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7년 만에 다섯 배에 달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2위 김 수출국인 중국의 경우 올해 김 수출 규모가 2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 김이 세계 시장에서 얼마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지금까지 수많은 농수산식품 중 수출 5억 달러를 달성한 품목은 담배, 참치와 함께 김이 유일하다. 특히 김은 원료가 100%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김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와 일자리 창출 등 모든 경제적 부가가치가 우리 어업인의 소득과 직결되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수출 5억 달러를 이뤄낸 데는 김의 새로운 변신을 위해 고민했던 많은 사람들의 남다른 노력이 숨어 있다. 쌀밥 문화인 우리나라에서 김은 주로 반찬용으로만 소비되고 있지만, 식문화가 다른 미국 등 외국에서는 스낵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외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김스낵을 개발해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치즈, 견과류 등 다양한 재료를 가미해 만든 스낵 형태의 김은 생소한 식감으로 김을 기피했던 외국인들에게 웰빙식품으로 각광받아 맥주 안주나 가벼운 간식으로 널리 팔리고 있다. 특히 마른김에 비해 조미김은 약 2배, 김스낵은 약 3배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김 수출액 증가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지난 9월 우리 김 산업을 2024년까지 연간 1조원 규모의 수출주도형 식품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김 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김의 생산부터 가공·유통·수출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 생애주기에 필요한 지원을 추진 중이다. 올해 세계 16개 주요 수출국을 대상으로 ‘K·SEAFOOD Global Week’를 진행하고, 수출통합 브랜드 K·FISH 마크를 획득한 23종의 김 제품을 출시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수출용 김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우량 양식품종 개발 및 김 가공시설 확충을 추진 중이며, 해외에서 김 홍보·판촉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별 맞춤형 수출전략도 마련할 계획이다.

반도체, 선박, 휴대폰 등 ‘made in Korea’라는 것만으로 세계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는 대표 상품 목록에 이제 우리 김이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릴 때가 됐다. 세계 유명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마법 같은 슈퍼푸드’라고 극찬했을 만큼 뛰어난 영양식품이자 기호식품이 김이다. 앞으로 김을 발판 삼아 우리의 우수한 수산식품이 세계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우뚝 서길 기대해본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