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한국당 패싱은 꼼수”… 與 본회의 제안 일축

입력 2017-12-29 05: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오전 경기도 파주 육군 1사단의 도라전망대를 방문해 망원경으로 북한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국회 공전 사태 계속

“어떻게든 야당을 설득해야지
언제까지 우리 협조만 구하나”

통합 관련 내부 힘겨루기 작용
기존 기류와 다른 입장 주목

丁 의장, 오늘 3당 원내대표 설득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8일 “한국당을 패싱하고 본회의를 열자는 더불어민주당의 꼼수에 절대 함께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은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 문제와 민생법안을 분리해 처리하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은 어떻게든 야당을 설득해서 함께 가야지 편하게 국민의당 협조만 받아서 하는 습성을 언제까지 가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 등 주요 정치적 기로마다 민주당과 함께했던 기존 기류와는 다른 발언이다. 기류 변화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앞두고 당 내분이 격화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통합파 입장에서는 반대파 의원들을 ‘민주당 2중대’로 비판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호남 지역 의원들이 민주당 복당을 위해 계속 민주당에 협력해온 것 아니냐’는 프레임이다. 또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와 민유숙·안철상 대법관 후보자 임명을 연말까지 완료해 정부·사법부 공백을 줄여야 하는 정부·여당을 상대로 캐스팅보터로서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의도도 있다.

국민의당이 민주당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국회는 또다시 공전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시급하고 절박한 민생법안과 헌법기관 등의 인사 문제는 29일 본회의에서 분리 처리하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말했다. 헌법개정특별위원회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기한 연장 등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문제는 추후 논의를 이어가고,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과 고등교육법 개정안(시간강사법) 등 연내 처리가 시급한 법안들부터 처리하자는 것이다.

한국당은 민주당 제안을 일축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 원내대표의 분리처리 제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한국당을 의도적으로 패싱하려는 공작정치에 단호히 맞서겠다”며 “우 원내대표가 개헌특위 연장과 기타 사안을 분리하자는 것은 국회 본회의 파행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고 ‘문재인 관제 개헌’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최악의 정치 꼼수”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민의당이 본회의 개최에 동의한다면 29일 본회의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정 의장은 3개 원내교섭단체 가운데 2개 이상이 합의하면 시급한 민생법안은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정 의장은 29일 3당 원내대표와 조찬 회동을 하고 본회의 개최를 위한 마지막 설득 작업을 할 계획이다.

이틀째 진행 중인 국민의당의 전당원 투표는 오후 7시 현재 4만5101명이 참여해 17.6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내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의 갈등도 더 깊어지고 있다. 반대파인 천정배 의원은 광주MBC 라디오에 출연해 “안 대표는 지난 8월 당대표 선거에서 바른정당과 합당하지 않겠다, 선거연대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했다”며 “이제 와서는 바로 엊그제 했던 말도 뒤집는다”고 말했다. 유성엽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인의 글을 인용해 “안철수라는 인물은 사이코패스 기질이 농후한 사람”이라고 썼다.

윤성민 신재희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