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에서 설교자나 찬양인도자 본인이 주목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입력 2017-12-29 00:03
이상일(장신대·왼쪽), 박종환(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가 28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열린 ‘교회 갱신을 위한 예배 콜로키움’에서 발표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예배의 주인공은 하나님입니다. 설교자나 찬양인도자는 본인이 주목받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상일 장로회신학대 교회음악학 교수가 28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열린 ‘교회 갱신을 위한 예배 콜로키움’에서 펼친 주장이다.

‘한국교회의 예배와 음악이 지향해야 할 점’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그는 “한국교회에선 하나님보다 설교자와 찬양 인도자가 더 드러나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이들이 드러나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는 예배당 화면인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람 얼굴을 화면에 띄우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찬양인도자의 불필요한 말과 호응 유도, 따라 부르기 어려운 찬송 등은 예배 때 성도가 하나님께 집중하는 데 방해를 줄 수 있다”며 “성도 호응이 아닌 하나님께 우선순위를 두는 예배를 위해 목회자가 올바른 예배신학과 음악신학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대안으로 ‘성도의 예배 참여도를 높일 것’을 제시했다. 그는 “예배는 성도 모두의 것이므로, 회중 찬송 시간처럼 성도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찬양곡을 고를 때 성도 연령과 수준, 교회의 전통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연령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예배곡을 발굴하기 위해 목회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감정의 인위적 조작 및 침묵의 부재 등도 한국교회 예배의 한계점으로 꼽혔다. ‘교회의 갱신을 위한 예배 신학’을 주제로 발제한 박종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예배학 교수는 “강한 인상을 주려고 감정에 지나치게 호소해 성도를 자극하는 것은 매우 가식적이며 적절치 못한 행위”라며 “성도의 삶을 조명한 솔직 담백한 언어가 오히려 성도를 더 깊이 변화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각 교회가 ‘예배위원회’를 조직해 성가대 찬양방식, 설교대 배치, 성찬 방식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박 교수는 제안했다.

‘예배의 본질로, 교회의 갱신으로’를 주제로 이날 열린 콜로키움은 2차 행사로, 지난달 30일 같은 장소에서 1차 행사가 개최됐다. 3차(다음 달 25일)와 4차(2월 20일) 행사에서는 음악 및 디자인, 음향 전문가와 현장 목회자가 발제자로 나선다.

글=양민경 기자, 사진=신현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