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무슨 일 있는 것 같다고
파문 前부터 혼잣말 토로”
UAE 왕세제와 관계 때문에
전모 알지만 침묵 가능성
朴 정부, UAE 원전 관련
국정원에 이면계약 조사 지시
이명박(얼굴) 전 대통령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논란이 불거지기 전 측근들에게 “한국과 UAE 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UAE 논란의 전모를 알고 있으나 UAE 지도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王世弟)와의 관계 때문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은 28일 “이 전 대통령이 임 실장이 UAE를 방문하기 전인 이달 초쯤 ‘한국과 UAE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며 “혼잣말 비슷하게 토로한 것이라 추가로 물어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후 임 실장의 UAE 방문 논란이 계속되자 이 전 대통령이 UAE 관련 사건의 내막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2박4일 일정으로 UAE와 레바논을 방문했다. 이에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일부터 5일까지 중동지역 파병 부대를 격려하기 위해 UAE·레바논·오만을 다녀왔다. 이 전 대통령은 송 장관의 방문과 임 실장의 방문 사이 시점에 이미 UAE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UAE와 원전 계약을 체결하며 무함마드 왕세제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퇴임 후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5월 방한한 이후 한국과 UAE 간 협력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다른 측근은 “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부터 무함마드 왕세제와 신뢰를 쌓아 왔다”며 “무함마드 왕세제와 신의 문제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이 UAE와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는 이 전 대통령이 UAE 관련 의혹을 풀어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문재인정부는 2년 전 맺었던 한·일 간의 기밀도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공개하는데, 이 전 대통령이 왜 침묵을 지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 다스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포함해 이 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빠질 경우 직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UAE 의혹을 언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측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이 전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제와의 신뢰 관계를 깨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 등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각종 의혹을 연이어 보도한 MBC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으며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단독] ‘UAE 논란’ MB는 알고 있다… 임종석 방문 전부터 언급
입력 2017-12-28 20:07 수정 2017-12-28 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