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통합 찬반 투표
安 “통합반대 음모 있다면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
반대파 의원들도 안간힘
“문자 오면 열어보지 마라”
안철수 대표의 정치 생명이 걸린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 여부를 묻는 국민의당의 전당원 투표가 시작됐다.
국민의당은 27일 오전 8시30분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바일 투표 시스템인 ‘K-보팅’을 이용해 전당원 투표를 시작했다. 이날부터 이틀간은 K-보팅으로, 29∼30일은 K-보팅에 참여하지 못한 당원을 대상으로 ARS 투표가 실시된다.
오후 10시30분 현재 투표 대상자 25만5786명 가운데 3만7270명이 투표를 마쳐 14.5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당원 투표 결과가 효력을 갖기 위한 투표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하지만 지난 8월 전당대회(24.25%)보다 투표율이 낮을 경우 투표 결과의 신뢰성·대표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또 통합 찬성 의견이 유효 투표수의 과반에 못 미칠 경우 안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배수진을 친 안 대표는 이날 온종일 투표 독려 메시지를 쏟아내며 투표율 제고에 사활을 걸었다. 안 대표는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 밖에 불순한 통합반대 음모가 있다면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 어떤 상황이 와도 굴하지 않고, 어떤 편법과 모략이 난무해도 정도를 걷겠다”고 통합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그는 바른정당에 대해서도 “개혁 가치에 충실한 11명의 의원이 있는 젊고 단단한 정당이며, 영·호남에서 고르게 지지를 확보한 정당”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투표 결과 찬성표가 과반이면) 1월부터 당헌·당규에 따라 통합 절차를 밟아가겠다”며 “2월에는 통합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통합 로드맵을 재확인했다.
바른정당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한 안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투표 흥행’을 위해 협력했다. 유 대표는 인사말에서 “안 대표가 고군분투하고 계신데, 안 대표가 시작한 전당원 투표에서 아주 높은 투표율과 찬성률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안 대표도 “통합 반대운동이 있음에도 현재 굉장히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현재 투표율 추이를 보면 나흘간 최종 투표율이 30%를 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합당 이후 지도체제 형식을 묻는 질문에 “공동대표 체제나 합의추대 등 방식으로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투표율을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박지원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 여러분께서는 휴대전화에 K-보팅 문자가 오면 열어보지 마라. (메시지를 열어보지 않고) 그대로 두면 국민의당을 살린다”고 주장했다. 다만 통합 반대파 의원 등이 서울남부지법에 요청한 ‘국민의당 전당원 투표 금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국민의당 분열을 우려하는 초선 의원 11명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손 고문은 이 자리에서 “조그마한 힘이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최승욱 이종선 신재희 기자 applesu@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安의 승부수… 첫 날 투표율 14% 한숨 돌려
입력 2017-12-28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