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진실을 알고 싶다” 집단사망 신생아 유족들 ‘공개질의’

입력 2017-12-28 05:03
서울 양천구 이화여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 4명의 유족 대표 조모씨(왼쪽)가 27일 공개질의서를 병원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사망 전날까지 건강상태 등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는데
갑자기 사망한 이유 설명하라”

경찰, 전공의·간호사 조사
檢, 장준혁 검사 수사팀 투입


서울 이화여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숨진 신생아 4명의 유족이 병원의 무성의한 태도를 규탄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유족 대표인 조모씨는 27일 이대목동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 입장문을 낭독했다. 유족 측은 “사건 전날까지도 아이들의 건강상태가 나쁘다는 어떠한 설명도 의료진에게 듣지 못했는데, 어떻게 갑작스레 사망까지 이를 수 있었는지 설명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28일 오후 1시까지 답변해 달라며 병원 측에 공통질문과 개별질문으로 구성된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공통질문은 아이들이 입원 후 이상증상이 발현됐을 때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상황설명을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4명의 아기 부모가 각자 질의한 내용은 안모양이 지난 11일 로타바이러스 확진을 받았음에도 고지하지 않은 이유, 조모양의 부모가 딸의 심박수가 230까지 오른 것을 확인하고 의사 면담을 2차례 요구했는데도 거절한 이유 등이었다. 정모양의 어머니는 병원이 돔페리돈(모유 분비 촉진 약)을 외부에서 처방받아 오라고 한 이유를 물었다. 돔페리돈은 부작용 가능성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5월 모유 수유 중인 산모의 복용을 금지한 약품이다. 병원 관계자는 “질의내용에 대해 성실히 답변 드리겠다”고만 말했다.

조씨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1차 면담 후 병원은 단 한 번도 해명을 하거나 유족과 만나려 하지 않았다”며 “유족들이 참다못해 공개질의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숨진 신생아 4명에게서 검출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주사제에서 검출됐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전날 발표에 대해선 “(아이를) 살리려고 병원에 보냈는데 이렇게 되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공의와 사망당일 근무한 간호사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의사 출신인 대구지검 소속 장준혁 검사를 수사팀에 급파했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장 검사는 의료사고 분야 블루벨트(공인 전문 2급)를 획득했다.

글=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