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강규형 KBS 이사 해임건의안 의결… 고대영 사장 해임 수순 밟을 듯

입력 2017-12-27 21:41

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구 여권이 추천한 강규형 KBS 이사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방통위의 해임안을 받아들이고 새 이사를 선임할 경우 KBS 이사회는 여야 구도가 역전된다. 현 여권 추천 이사가 다수가 되면 이들이 중심이 돼 고대영 KBS 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은 이날 열린 전체회의를 통해 “강 이사가 이사 업무추진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규모가 크고 KBS 이사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했기 때문에 해임을 건의하기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24일 강 이사를 포함해 KBS 이사회 이사들이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썼다며 방통위에 해임 등의 인사 조치를 하라고 통보했다.

방통위는 지난 11일 애견 동호회 모임과 애견 카페 등에서 업무추진비 327만여원을 쓴 강 이사에 대한 해임 건의를 사전 통보했다. 강 이사는 이날 방통위 청문에 출석해 감사원 감사 결과 에 대해 “동호인 모임에서 KBS 프로그램 발전 방안을 논의했고 카페에선 사람을 만나 KBS 관련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이사가 해임되고 새 이사가 임명될 경우 KBS 이사회는 구 여권 대 현 여권 이사 비율이 6대 5에서 5대 6으로 역전된다. KBS 이사회가 여권 이사가 다수인 구조로 재편되면 여권 이사들은 이인호 이사장 불신임안을 처리한 뒤 고 사장 해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강 이사가 교체되면 KBS 이사회에서 현 여권 이사가 다수가 되기 때문에 해임안은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현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9월 초부터 파업 중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