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주변 사물 ‘㎝ 단위’로 식별… 미래차 날개 단 LG

입력 2017-12-27 18:57 수정 2017-12-27 21:43
LG전자가 글로벌 고정밀 지도업체 ‘히어’와 손잡고 내년까지 개발할 자율주행차 내부를 상상한 모습. LG전자의 차량용 통신부품 ‘텔레매틱스’에 히어의 3차원 디지털 지도 기술을 더하면 ‘앞쪽 도로가 폐쇄됐으니 운행 노선을 변경하는 게 유리하다’와 같은 안내가 가능해진다. LG전자 제공

자율주행차가 폐쇄된 도로에 들어서려 하면 차 안에 ‘돌아가야 한다’는 안내 메시지가 뜬다. 자율주행차는 이 메시지를 참고해 운행경로를 바꾼다. 새 경로에 맞게 차로도 미리 변경한다. LG전자가 글로벌 고정밀 지도업체 ‘히어 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내년 개발할 커넥티드카 솔루션을 탑재하면 자율주행차가 이런 식으로 도로를 달린다.

LG전자는 27일 “히어 테크놀로지스와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공동개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내년까지 LG전자의 차량용 통신부품 텔레매틱스와 히어의 고정밀 지도정보를 결합한 커넥티드카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솔루션의 핵심 기술은 카메라, 레이더 등 차량 주행보조시스템(ADAS) 센서와 V2X(차량과 모든 개체 간 통신) 단말을 통해 수집된 주변 차량 및 환경 정보를 디지털 지도에 실시간 반영하는 기술이다. 수많은 자율자동차가 수집한 데이터가 클라우드 서버에 모이고, 모인 데이터가 다시 디지털 지도에 반영되는 과정을 거치며 정밀한 도로 지도가 만들어진다.

LG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디지털 지도가 준비돼야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솔루션의 하드웨어로 쓰일 텔레매틱스는 위성항법시스템(GPS)이나 이동통신망 등을 활용해 내비게이션과 위치 확인 기능을 실시간 제공하는 기기다. LG전자는 여기에 차량 주변 지형지물을 ㎝ 단위로 식별할 수 있는 히어의 고정밀 지도 정보를 추가한다.

히어는 현재 전 세계 차량 1억대의 내비게이션에 고정밀 지도를 공급하고 있는 업체다. BMW·아우디·다임러 독일 완성차 3사가 2015년 이례적으로 공동 인수할 정도로 자동차업계에서 주목받았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사장)은 “자율주행차 통신 솔루션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해 자율주행차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며 “계속해서 완성차 고객 수요에 맞는 자율주행차 부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25㎝급 항공사진 공개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3차원 좌표가 포함된 도로 지역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으로 ‘국토부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을 개정해 28일부터 시행한다.

그동안 정부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국가안보에 필요한 군사시설과 국가 보안시설의 노출, 항공사진 해상도를 제한해 왔다. 하지만 공간정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 보안기준이 공간정보를 활용한 신산업 창출과 소비자 편익 제고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과도한 보안기준을 선별적으로 완화하고 산·학·연 협의체를 구성해 개정안을 마련했다.

우선 해상도 25㎝ 항공사진의 공개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수도권과 광역시 일부 지역만 가능했다. 1000분의 1 이상 수치 지도를 일반인에게 제공할 때는 인적사항 기록 유지 조항을 삭제한다. 3차원 좌표가 포함된 공간정보 중 도로 지역은 보안성을 검토한 뒤 공개하도록 했다.

오주환 기자, 세종=서윤경 기자 johnny@kmib.co.kr